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남편과 아이를 갖지 않고 ‘딩크족’으로 살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남편이 임신을 요구해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런데 남편은 이혼을 하려면 빚도 재산분할을 해야 한다면서, 아내가 몰랐던 3억원의 빚도 함께 갚아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여성 A씨가 이혼하면 빚 3억원이 재산분할 애상에 포함되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당초 A씨는 남편과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하고 딩크족으로 살면서, 급여는 각자 관리하고 식비와 공과금, 주거공동 비용 등은 매달 100만원씩 공용 통장에 넣어 생활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A씨에 ‘아이를 갖자’고 요구하면서 부부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A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은 “3억원의 빚이 생겼다”며 자신이 모르는 대출내역을 공개하고 이것 역시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저는 그 대출채무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제가 동의하지 않은 채무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알고 싶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두리 변호사는 “재산분할에 대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등을 참작해 정하며 재산분할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의미한다’고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무의 경우 대법원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공동재산의 형성 또는 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는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A씨의 경우 부부공동생활비는 각자 같은 비율로 부담했고 서로의 급여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관리하지 않고 각자 관리했다"며 "남편이 부담한 월 100만원의 생활비 5년치를 계산해 합산하더라도 6000만원에 그치므로 남편이 빌린 3억원 빚 전체를 부부공동재산의 형성, 유지에 수반해 부담한 채무로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 남편의 주장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3억원이 부부공동생활비에 사용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데, 부부공동 통장의 내역상 A씨가 생활비 중 절반을 부담한 계좌내역과 청약, 보험료, 월세 등의 부부공동생활비가 매월 200만원 정도 지출된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내역 등을 제출해 이를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