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운명을 좌우할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공시 절차를 통해 선거 시작의 막이 오르고 투표일은 27일이다.
14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가 지난 9일 중의원(하원)을 조기에 해산하면서 오는 27일 지역구 289명, 비례대표 176명을 합쳐 의원 465명을 뽑는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자민당이 단독 과반인 233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느냐다. 지난해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로 자민당은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신뢰에 금이 간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함께 과반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재 자민당 의석수가 258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독 과반이 사실상 승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여당(자민당)이 과반을 확보하는 것은 정권 유지를 위한 최저 조건"이라며 "자민당은 2012년 중의원 선거 이후 네 차례 연속으로 단독 과반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다만 비자금 문제 역풍이 불고 있어 당내에서 "이번에 단독 과반은 높은 벽"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기존 당내 최대 파벌인 옛 '아베파' 반발에도 비자금 스캔들로 징계받은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했으나, 비자금 문제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매우 부정적인 편이다.
교도통신이 지난 12∼13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71.6%는 이시바 총리의 12명 공천 제외에 대해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65.2%는 투표할 때 비자금 사건을 '고려할 것'이라는 의향을 보였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도 42.0%로, 이달 1∼2일 조사와 비교해 열흘 남짓 만에 8.7%포인트나 하락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 의석수 과반 붕괴를 목표로 삼은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98석인 의석수를 늘릴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요소로 평가된다.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전날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한 가두연설에서 "정권 교체야말로 최대 정치개혁"이라며 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건은 결국 자민당이 비자금 문제로 후보를 내지 않거나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 44곳의 결과라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신문은 "유권자들이 직접 심판하는 정치자금 문제 당사자들 선거구의 결과는 선거 전체 승패에 직결될 듯하다"며 "야당은 비자금 문제 상징이 된 지역구 44곳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지만, 이들 선거구 중 80% 이상에서 복수의 야당 후보가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국회에서 헌법 개정을 발의하는 데 필요한 전체 의석수 3분의 2인 310석도 초점"이라며 개헌에 비교적 찬성하는 입장인 자민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의석수 합계가 지금처럼 310석을 넘으면 개헌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