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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하이닉스가 17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깜짝 실적에 힘입어 '19만닉스'를 탈환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7300원(3.87%) 오른 19만6000원에 마감했다.
TSMC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실적 발표를 하자 SK하이닉스는 상승률을 1%대로 키웠다. 이후 장 마감 동시 호가로 3% 넘게 오르며 이날 최고가에 마감했다.
TSMC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원)로 39% 증가했다. 모두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뛰어넘은 수치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모두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에 속해있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를 독점 공급했고,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도 가장 먼저 납품하기 시작했다.
TSMC는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업체인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등 최첨단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AI 및 반도체 업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TSMC 실적이 부각되는 이유다.
SK하이닉스의 장비 공급사로 역시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한미반도체(6.99%)도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까지 겹치면서 강세를 보였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TSMC가 3분기 순이익과 마진율이 시장 기대를 크게 상회했고, 4분기 매출 및 이익률 가이던스(전망)도 예상보다 높게 제시하며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0.34% 오르며 '5만전자'(5만9700원)을 못 벗어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2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HBM 5세대인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퀄(품질) 테스트를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는 최근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 세계 2위로 TSMC의 최대 경쟁사다. 이번 TMSC의 실적에 웃을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