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초등학생 “임대업으로 年 1억원 넘게 벌어요”…이게 무슨 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미성년자인 자녀를 앞세워 사업체를 세우고 편법 상속·증여에 나서는 의심사례가 다수 파악됐다. 17세 이하 미성년자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가 329곳에 달하고 5세 이하 영유아가 대표로 있는 곳도 17곳이나 됐다.

23일 국회 기재위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건보 가입 사업장 중 17세 이하 미성년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는 329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11~15세가 대표로 있는 업체가 149곳으로 가장 많았고 ▷6~10세 이하가 86곳 △16~17세 이하 77곳이었으며 ▷세 이하 영유아가 대표로 있는 곳도 17곳이나 됐다.

이들 회사는 대부분 부동산 임대업체로, 전체 미성년 대표의 90.9%(299명)가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연봉 1억원 이상 받는 미성년자 대표는 20명인데, 이 중에서도 부동산 임대업 종사자가 18명으로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미성년자 명의로 된 사업장을 부모가 운영하면서 편법으로 상속하는 등 악용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소득 상위 10위 가운데 미성년 형제자매가 공동으로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만 총 3건(6명)이었다.

소득 상위 공동 1위인 인천 중·고등학생 대표의 월수입은 2054만 원으로, 연소득으로 환산하면 2억 4650만 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외 장기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9세·13세 초·중등학생과 14세·16세 중·고등학생은 연소득 각 1억 5600만 원, 각 1억 4340만 원을 버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훈 의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임대, 사업 서비스업에 미성년자 자식의 이름만 올려놓고 급여를 받게 하는 식의 편법증여·상속, 탈세 행위 의혹이 있다”면서 “조세 사각지대가 없도록 정부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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