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엄마랑 싸워?”…이웃집 70대男 때려 숨지게 한 중학생

중학생(왼쪽)이 이웃에 사는 70대 남성 A씨를 때리고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뻘인 70대 남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중학생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 중학생이 70대 할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와 심하게 말다툼하는 모습에 화가 나 얼굴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무안경찰서는 폭행치사 혐의로 A군(15)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A군은 지난 13일 오후 전남 무안군 한 주택가 거리에서 70대 남성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두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후두부 골절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사흘 만인 지난 17일 결국 사망했다.

A군은 이웃인 B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심하게 말다툼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화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최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공론화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현장 CCTV를 보면, B씨가 한 여성과 다투자 목장갑을 착용한 A군이 갑자기 나타나 B씨를 향해 두차례 주먹을 휘둘렀고 B씨는 맥없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보인다.

B씨의 딸은 "아버지가 최근 A군 가족에게 반찬 그릇과 프라이팬을 선물했는데 A군 가족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선물을 돌려보냈다"며 "다시 선물을 전하려던 아버지는 섭섭한 나머지 '안쓸 거면 돌려 달라'고 말했다"며 "그러자 A군 가족이 격분해 아버지에게 물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일로 아버지는 이웃집 모녀와 실랑이를 벌였는데 그때 주변을 배회하던 이웃집 손자 A군이 목장갑을 끼고 나타나 B씨의 아버지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며 "아직까지 사과하지도 않았고, A군이 ‘그냥 몇년 살고 오면 되지 뭐’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며 분개했다.

앞서 경찰은 A군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기각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A군에 대한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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