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 교수[본인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년 퇴임을 앞둔 국립대학교 교수가 대통령 이름으로 주는 정부 훈장을 거부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8일 국립 인천대 등에 따르면, 내년 2월 말 퇴직하는 김철홍(66)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지난 22일 '퇴직 교원 정부포상 미신청자 확인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김 교수는 확인서에서 "정부포상 후보자라고 학교 측으로부터 안내받았지만, 포상 신청을 하지 않겠다.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라고 썼다.
김 교수는 언론사들에 보낸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훈장 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할 때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상을 주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라며 "만약에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지,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눠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고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놨다"며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민주노총 산하 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을 지냈으며 인천대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