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 명단을 작성·게재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를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취임 6개월 만에 불신임(탄핵) 위기에 놓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결국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전날 ‘대회원 서신’이라는 제목으로 “불신임안이 대의원회에 발의돼 회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사과 문자 메시지를 의협 회원들에게 발송하면서 SNS 계정 삭제 의사를 밝혔다.
임 회장은 “엄중한 상황에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린다”면서 “이번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저의 부적절한 대처로 회원 여러분들이 크게 실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에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린다”면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저의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고, 언행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했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빚어온 임 회장은 최근 의대 정원이 늘어도 교육이 가능하다고 밝힌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의 X소리”라고 비난했다가 ‘정신 장애인 비하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했다.
또 한 시도의사회 A 임원이 의사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 올린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 원을 슈킹했다’는 게시글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로 논란이 일었다. ‘슈킹’은 남의 돈을 가로챈다는 의미의 속어다. 임 회장은 A 임원을 고소했고, A 임원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소를 취하하는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내부에선 부적절한 발언으로 임 회장이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각종 의료 현안에 대한 해결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의협이 개원의, 의대교수, 전공의와 의대생을 아우르는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 임에도 불구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여부는 내달 10일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결정된다.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