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30일 오후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신소재공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필리핀에 인공지능(AI) 및 고성능 전장용으로 수요가 급증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덕현 사장은 30일 오후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디지털 미래의 핵심 기술(The Core technology of a digital future)’을 주제로 진행된 CEO 초청 특강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장 사장은 “(증설 지역으로) 필리핀을 생각하고 있는데 협의 중”이라며 “투자 후 (팹이 완성되기까지) 2년 걸리는 만큼 빨리 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달 초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아 AI와 전장용 고부가 MLCC 시장을 선점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장 사장은 이날 포스텍 신소재공학부 학부생 및 대학원생 15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도 “전기차(EV)·자율주행 분야에 대응해 고온·고습·고진동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MLCC 및 자율주행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고 있다”며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기는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세트(SET) 발전을 선도하고, 전자부품의 판도를 이끌 독보적인 부품 기술(State of the art·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부품·소재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30일 오후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신소재공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
장 사장은 또한 “앞으로의 10년은 EV·자율주행 및 서버·네트워크 시장이 중요해지고, 이후 10년은 휴머노이드·우주항공·에너지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자사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기의 강점인 광학설계·정밀가공·구동제어 기술을 활용한 미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삼성전기의 세라믹 재료 기술, 적층·소성 등 공정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관련 신기술과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소형 IT용 전고체 전지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엔지니어링(Engineering)에는 한계가 없다.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기술들도 더 노력하고 고민한다면 한층 더 높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당부했다.
장 사장은 “여러분들이 연구하고 있는 소재는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며 초격차 기술 구현을 위한 밑거름”이라며 역사를 움직이는 6가지 물질을 다룬 책 ‘물질의 세계’도 선물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지난 2022년 포스텍과 채용 연계형 인재양성 협약을 체결해 소재·부품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및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소재·부품 관련 미래 기술 테마를 포스텍에 제안하고,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등 관련 학과에서는 과제 연구 및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삼성전기 주력 부품인 렌즈, 패키지 기판 등 관련 학과 석·박사급 인재를 회사로 초청해 주요 기술을 소개하고 첨단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T&C포럼(Tech & Career Forum)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