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개미들은 계속 사는데…‘한국의 나스닥’ 코스닥 올 하락률 코스피의 7배 왜? [투자360]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대·내외 불확실성과 미국 대선의 영향으로 국내증시가 부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상장사 위주의 코스피보다 중소·중견 상장사 중심의 코스닥의 하락률이 7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이 정도 수준으로 코스닥을 앞서는 건 7년 만이다. 미국 증시는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나스닥’을 꿈꾸며 출범한 코스닥은 이와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31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연초 대비(29일 기준) 코스닥은 –15.33%, 코스피는 –1.95% 각각 하락했다. 두 지수 간 격차는 13.38%포인트로 벌어졌다. 코스피가 코스닥 지수보다 수익률을 선방했던 해 기준으로 보면, 지수 간 격차는 7년 만에 가장 높다. 2017년 같은 기간(1월1일~10월29일) 기준 코스피는 23.22% 상승하며 코스닥(9.17%)보다 14.05%포인트 앞섰다.

코스닥은 이차전지주 부진 장기화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이차전지 열풍으로 같은 기간 기준 코스닥 상승률(12.75%)은 코스피(3.81%)를 10%포인트 가량 앞섰다. 8월 이후 바이오주가 상승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전날 4조8875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 4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30일(4조7594억원) 이후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개인 및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를 사들이고 있지만 기관과 연기금은 팔아치우고 있다.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7조8578억원, 외국인은 8308억원이다. 기관과 연기금은 각각 5조4293억원, 742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내 30% 이상을 차지하는 바이오주가 반등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상승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는 미국 생물보안법 시행 시 반사이익이 기대되면서 하반기 주도주 후보로 꼽힌다.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아 금리인하기에 상대적으로 더 수혜를 입는다. 다만 단기간 급등하면서 쏠림 현상은 부담이란 지적이다. 이차전지는 전방산업인 전기차를 둘러싸고 뚜렷한 개선세가 나오지 않으면서 내년도 전망도 먹구름이다. 올해 저점 대비 올랐지만, 추세적 반등의 전제는 미국 대선 및 유럽 보조금 이슈 등 정책적 불확실성 해소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개인과 외국인은 저점으로 판단하고 코스닥 상승 베팅에 나섰다. 최근 한달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15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874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이 순매수한 전체 ETF 상품 중 4위 규모다. 외국인도 같은 종목을 5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코스피 대비 연도별 상대 언더퍼폼의 폭은 대략 마이너스 10% 전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코스닥 시장의 연내 추가 언더퍼폼 확대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되고 ‘캐치업’(Catch Up) 명분이 높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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