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결과가 북한에 미칠 영향은? [특별기고]

피오트르 오스타셰프스키 바르샤바 경제대학교 교수

전 세계가 미국 대선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세계의 지도자로서 자리하게 될 것이며, 여러 글로벌 문제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북한 문제는 특히 오늘날 동북아시아와 한국의 안보, 러시아와의 동맹,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와 맞물려 특별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여 김정은에게 세계 정치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로서 높은 지위를 부여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실무 중심의 ‘바텀업’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두 가지 방식 모두 김정은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

미국 대선의 승자가 누구든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어쩔 수 없이 북한은 핵 보유국이며, 김정은이 핵 정책을 포기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는 존재하지 않다. 분명히 김정은의 러시아와의 동맹이 그의 입지를 강화했으며, 따라서 차기 백악관 행정부의 핵심 과제는 이 동맹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억제하는 것이다.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 외무상 최선희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북한의 핵 능력 확장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는 명확하고 단호한 입장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키겠다고 했지만, 휴전이나 불안정한 평화가 러시아에 시간을 벌어줘 미래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키이우에는 불리할 수 있다. 북한이 직접 관여하지 않더라도, 러시아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 트럼프가 당선돼 북한과 고위급 협상을 재개한다면 정상회담이 예상되며, 군비 통제, 사이버 역량, 러시아의 북한으로의 기술 이전, 인권 문제 등이 의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과제인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대가는 제한적이다. 경제 지원은 북한이 크게 필요로 하지 않으며, 양자 군비 통제와 제재 해제는 실효성이 낮고, 주한미군 감축과 군사훈련 중단은 한미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말라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의 접근 방식을 계승할 것이며, 큰 변화는 기대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미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대선 후보들이 모두 중국을 글로벌 경쟁자로 간주하는 만큼, 북한은 베이징과의 정치적 관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북한은 새로운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은 더욱 강해졌고, 핵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북한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열쇠는 중국에 있으며, 이는 평양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 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북한 문제는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아시아 프로그램의 한국학 펠로우인 다르시 드라우트-바예라스는 북한이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간과된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김정은은 미래의 미국 대통령에게 문제의 원인이 되는 인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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