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오의 베이직 롱패딩(왼쪽)과 파스텔 푸퍼 글로시 핑크(오른쪽) 상품. 둘 다 10만원이 넘지 않는다. [스파오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푸퍼 숏 패딩 7만원’, ‘베이직 롱패딩 10만원’
고물가 속 저렴한 대제품을 찾는 ‘듀프 소비’가 확산하면서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가 내놓는 ‘저렴이’ 겨울 아우터가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 에잇세컨즈, 스파오 등이 10만원 아래 다운 재킷 등을 겨울 신상품으로 내놓으며 연말에도 물가 피난처 역할을 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스파오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스파오는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에서 겨울 아우터 판매가 늘어난 것이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브랜드 1벌 가격으로 4인 가족의 패딩을 살 수 있는 가격이라 일종의 ‘대안’으로 선호도가 높다”면서 “깔별(컬러별) 쟁여 놓는 용도로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스파오의 대표 겨울 상품은 짧은 패딩인 베이직 푸퍼(짧은 패딩)다. 올해 10월 2일 가격을 동결하면서 5년째 약 7만원이라는 가격을 유지 중이다. 스파오는 ‘파스텔 푸퍼’, ‘베이직 롱패딩’ 등을 모두 10만원 아래로 맞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에잇세컨즈의 글로시 패딩 점퍼(왼쪽)과 유니클로의 GU히트패디 코듀로이 재킷(오른쪽). 해당 상품들은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각 사 제공] |
고물가 속 생산비가 오르면서 원가 절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스파오 역시 MD(상품기획자)와 디자이너로 구성한 ‘푸퍼 프로젝트 원팀’이 올해 베트남, 미얀마 등 생산공장에 올해에만 5번 방문하며 원가를 맞췄다.
저가 의류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유니클로 등도 할인 외에 가격 인하 전략을 펼치며 적극적인 판매 촉진에 나섰다. 가격을 앞세운 SPA브랜드의 매서운 성장세에 올해 유니클로와 탑텐은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2021년(회계연도) 매출이 5824억까지 쪼그라들었던 유니클로는 지난 9월 국내 매장 최대 규모 잠실점을 리뉴얼 오픈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스파오는 연내 6000억원 매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에잇세컨즈와 무신사스탠다드는 각각 지난해 3000억원,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스탠다드의 데일리 푸퍼 숏 패딩 재킷(왼쪽)과 데일리 푸퍼 롱 패딩(오른쪽). 두 상품 모두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무신사스탠다드 제공] |
에잇세컨즈, 무신사스탠다드도 올해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섰다. 매출 규모를 키우기에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에잇세컨즈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71개에서 이달 80개로 늘었다. 무신사스탠다드는 올해만 12개 매장을 추가로 내며 전년 대비 매장 수가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기준 오프라인 매장의 월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한 무신사스탠다드는 연내 여의도 IFC몰에 매장을 추가한다.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팝업 행사도 잇따른다. 탑텐은 7월 부산역 쿨에어 팝업에 이어 9월(서울 청량리)과 10월(부산)에도 온에어 팝업을 펼쳤다. 이랜드는 6월 미쏘 여름 바캉스 컬렉션 팝업에 이어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에서 스파오 푸퍼 랜드 팝업을 열었다. 유니클로 또한 오는 15일부터 24일까지 성수에서 팝업스토어 ‘히트텍 요원 양성소’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