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진경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 게티이미지 자료]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역대 최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9만4000달러 선까지 넘어서며 6일 만에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시간 19일 오후 5시 9분(서부 시간 오후 2시 9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1.15% 오른 9만2355달러(1억2869만원)에 거래됐다.
상승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사상 처음 9만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9만3400달러대를 뛰어넘는 수치로, 6일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이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 7만달러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가격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상승 폭도 약 35%로 늘렸다.
이날 미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기반한 옵션 상품이 첫 거래를 시작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 거래소는 이날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옵션거래를 개시했다.
옵션이란 사전에 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의 특정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을 말한다. 기초자산 가격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콜옵션 매수)하거나 가격 하락을 방어(풋옵션 매수)할 수 있다. 옵션 매도자는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프리미엄)을 받고 옵션을 팔 수 있다.
경제전문매체 배런스는 이날 장중 거래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거래 물량의 85%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거래로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헤지(위험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갤럭시디지털의 알렉스 손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옵션거래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변동성 감소는 투자자들이 더 큰 포지션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비트코인 상승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그동안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마다 하락했던 것과 달리 이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분산·회피)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령 특정 국가에서 재산 몰수의 위험이 있다고 해도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에 몰수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비트코인은 이전에도 안전 자산으로 여겨진 적이 있었다며 2023년 초 미국 일부 지역 은행 시스템의 위기 당시 비트코인은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비트코인은 장기적인 역사가 없고 극심한 변동성으로 단기 트레이더에게 유리할 수 있는 위험 자산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CNBC 방송은 짚었다.
한편, 비트코인이 9만4000달러 선까지 넘어서며 10만달러를 향해 질주하면서 지난 2월 방송인 홍진경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 말이 이목을 끌고 있다.
홍진경은 “(주변에) 비트코인 산다는 애들 봤을 때 ‘야 그런 걸 왜 사?’라고 했다”며 “무슨 도박 같은 느낌도 들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대체 비트코인이라는 게 뭔지, 그리고 이제라도 사야 하는지…”라고 덧붙였다.
홍진경이 이 같은 비트코인에 대한 소회를 담은 영상을 업로드한 지난 2월 15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만1854.61달러(약 7226만원)였다. 당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면 수익률은 80%에 가까웠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