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휴가’,‘택시운전사’,‘변호인’도 주목
영화 ‘서울의봄’ 한 장면 |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지금부터 꼭 45년전, 1979년 12월 서울 한복판에 총을 든 군인들이, ‘국민의 군대’ 아군 끼리 교전을 벌인다.
바로 암울했던 시절, ‘서울의 봄’과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이야기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었다.
이 ‘키워드’들은 모두 실화에 기반한 영화로 만들어져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다. 그래서 요즘의 중고생 조차 1979~1980년 상황을 안다.
45년전 풍경은 군인들의 반란이었다. 국민은 2024년 12월 3일 밤, 국회에 헬기로 착륙한 총든 군인, 유리창을 깨고 의사당에 난입한 군인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 영화 장면들을 떠올린다.
모두 긴급뉴스로 전해진 실제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에 따라 강제력 있는 지시를 받은 2024년 12월 군인들의 풍경이었다.
나라가 45년전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이 영화같은 장면은 그러나, 2시간여 만에 국민의 대표 국회가 재석 190명 만장일치로 계엄령을 거부(해제 건의안 가결)하면서 막을 내린다.
권력욕에 눈먼 군인들이 벌인 45년전 무장군인과는 달리, 2024년 12월 3일 밤 ‘군복 입은 국민의 자식’들은 여의도에서, 시민에게 밀리면서 무력을 행사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화려한 휴가’ 대신 ‘초라한 휴가’를 택한, 성숙한 모습이었다.
군인 경찰보다 압도적으로 수가 많았던 국민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군경을 설득했고, 정치권도 당파를 초월해 성숙한 모습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서울달에 탑승한채 내려다본 여의도 |
너무도 강렬했던 12.3 밤은 ‘서울의 봄’,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변호인’ 등 정치군인 권력층을 소재한 영화의 역주행을 예고한다.
실제 상황에서 ‘서울의 봄’ 무대는 대공분실이 있었던 남산과 이문동, 12월 교전이 벌어졌던 한남동, 국민 시위가 벌어졌던 광화문, 시청, 종로, 남대문, 서울역, 그리고 신림동, 혜화-명륜-동숭동, 신촌, 청량리-안암-종암동 등 서울시내 대학 캠퍼스와 그 주변거리, 학생들이 도망 다니던 광장시장, 중부시장, 남대문시장 등이다.
그러나 주된 촬영은 세트장 외에, 대전광역시 한남대, 광주광역시 조선대 등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의 겨울, 서울의 봄에 실제 무대와 영화 촬영지를 둘러보는 국민이 꽤 있을 것 같다.
손자를 봤거나 자녀 결혼을 앞둔 5060세대의 민주화운동, 넥타이부대 추억여행도 좋고, 민주주의를 알려주려는 자녀 교육여행으로도 괜찮아 보인다.
45~44년 전 시민과 아군을 향한 총격으로 권력을 잡은 신군부의 만행을 그린 영화, 송강호-임시완 주연의 ‘변호인’ 촬영지, 부산 영도 역시 부산여행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강의 정취, 최고의 쇼핑몰, 둔치잔디밭음식, 길거리음식에서 고급레스토랑까지 즐비한 여의도는 2024년 12월3일, 헬기 소리, 국회의사당 유리창 깨지는 소리, 국민의 항의 소리, 우원식 국회의장의 의사봉 치는 소리 요란했던 영화 같은 실제상황 촬영지(촬영자=방송사,국회보좌진,온국민)로서, ‘서울의 겨울’에 방문할 핵심 명소가 될 것 같다. 겨울 다음은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