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전기가…웨어러블 자가충전 기술 개발

KAIST-난양공대, 전류생성 성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싱가포르 난양공대 이석우(왼쪽부터) 교수와 이동훈 박사, KAIST 서동화 교수와 송유엽 박사과정 [KAIST 제공]


국제 공동 연구진이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효율적으로 변환하여 웨어러블 기기의 자가 충전이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제 일상적인 움직임, 즉 저주파 운동에서도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게 됐다.

KAIST는 서동화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전자공학과의 이석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새로운 전기화학적 에너지 수확 방법을 개발, 이를 통해 기존 대비 10배 높은 출력과 100초 이상 지속되는 전류 생성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보통 압전과 마찰전기 방식으로 순간적으로 높은 전력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내부 저항이 높기 때문에 전류가 짧게 흐르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하베스팅(수확)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물과 이온성 액체 전해질에 전극을 각각 담가 이온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전위차(전기적 위치에너지)를 이용, 전력을 수확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또 연구팀은 이온이 전해질과 전극 계면에서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어떻게 발생시키는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제1원리 기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이온이 각 전해질에서 주변 용매와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전해질 환경 따른 전극 내부에서 주변 상호작용 에너지가 다르게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상호작용이 에너지 차이를 발생시키며, 이를 통해 전해질 간 전위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원리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여러 개 직렬로 연결하면 출력 전압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 결과 계산기를 작동시킬 수 있을 정도인 935㎷의 전압을 달성했으며, 이는 저전압 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같은 장치에 적용 가능하다. 또 물리적 마모 없이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이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기기나 자가 충전형 전자기기에도 실용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일상적인 움직임, 즉 저주파 운동에서도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시뮬레이션과 실험의 협업을 통해 에너지 수확 원리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설계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수 있었고, 이는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온라인판에 지난 10월 19일 실렸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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