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보울파크’서 ‘스트리트’로 변경
완공 일정도 12월에서 4월로 연기
변경전 정릉천 스케이트보드장(보울파크형) 조감도.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수변감성도시 시범 사업으로 조성중인 ‘정릉천 스케이트보드장 ’이 국제규격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사업 계획을 알리며 국제규격을 갖춘 국내 유일한 스케이트보드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케이트보드장의 콘셉트도 기존의 보울파크에서 스트리트로 전면 수정됐다.
18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동대문구 정릉천 스케이트보드장을 기존 보울파크에서 스트리트로 콘셉트를 수정해 조성중이다. 이달 중 완공 예정이었지만 설계 변경에 따라 내년 4월로 완공이 미뤄졌다.
스케이트보드장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릉천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의 핵심이다. 정릉천 내 복개공영주차장을 리모델링하고, 복개주차장 320m중 약 28m 복개구조물을 제거해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설계비 2억5500원만원 등 총 39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지난 2월 ‘2024년 주요 업무계획’을 통해 ‘시민접점에서 디테일을 채우는 펀시티 프로젝트’의 하나로 ‘국내 유일 국제규격 스케이드보드장 보울파크(정릉천) 12월 완공’을 꼽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연초 업무보고에서 강조했던 국제 규격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였다. 국제규격에서 정한 스케이트보드장 규모는 보울파크의 경우 800~1700㎡ 이지만, 애초 설계된 보울파크 규모는 462㎡ 수준이다. 스트리트의 경우도 국제규격은 950~1900㎡으로, 현재 조성되는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장 규모는 770㎡ 다. 처음부터 국제규격에 미달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최초 계획을 세울때는 국제규격을 목표로 했으나 장소가 협소해 국제규격에 맞추지 못했다”며 “다만 스케이트보드 장 설계 과정에서 대한롤러스포츠연맹 스케이트보드 이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변경 후 정릉천 스케이트보드장(스트리트형) 조감도. [서울시 제공] |
설계 역시 변경됐다. 기존 설계도에 따르면 복개 공간 윗쪽은 힐링과 커뮤니티 존 공간으로 설치되고, 아래쪽은 스케이트보드 보울파크가 조성될 예정이었다. 스케이트보드 보울파크는 지면을 그릇(보울) 형태로 파내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스케이트를 타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복개공영주차장 철거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공사진행 중 문제점이 발견돼 올해 3월 스트리트 콘셉트로 설계를 변경했다. 스트리트 콘셉트의 스케이트보드장은 그릇처럼 지면을 파는 대신, 스케이트장 곳곳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형식이다.
시 관계자는 “보울파크로 지을 경우 콘크리트가 너무 많이 들어가 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배수 문제 역시 발생할 수 있어 설계를 변경했다”며 “매니아용 보울파크보다, 좀더 대중적인 스트리트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