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저성장·저물가 장기침체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놓여져 있는 음식점 메뉴판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보고서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1% 이하의 낮은 물가 상승률이 동반된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8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당분간 우리나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중장기 시계에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저성장·저물가 국면으로의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만약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진입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제한되고 자산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굳어지면 실질 금리 하락을 제약하고, 결국 경기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의 효과도 떨어진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의 경우 선진국과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본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더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기가 어려워진다.

저성장과 함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길어지면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불안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한은은 저성장·저물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구조 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최근 EU 경쟁력 보고서는 기술 혁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규제 재검토, 신규기업 진입 활성 등 시장규제 완화를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며 “구조개혁은 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충격 복원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저성장·저물가 진입을 예방하는 궁극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