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앞당길 타우단백질 제거 기전 규명
이정수(뒷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고통받는 무서운 질환 치매, 치료할 수 있을까?”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 난치성 질환이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충에서도 환자 발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알츠하이머(치매)의 원인이 되는 타우단백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을 찾아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이정수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류훈 박사 연구팀, 미국 보스턴 의과대학 이정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단백질 항상성 조절에 중요한 단백질로 알려진 발로신 함유 단백질(Valosin-Containing Protein, 이하 VCP)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인 타우단백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제어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타우병증은 타우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응집하고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병군으로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엽 치매, 진행성 핵상마비 등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이에 속한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널리 알려진 치매 중 하나로 아직 명확한 치료제가 없는 대표적인 난치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는 2019년 495만명에서 2023년 62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하여 2023년에는 요양급여 비용만 1.9조원에 달해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에서 인간 타우단백질 발현에 따라 VCP 발현도 함께 변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VCP 발현을 조절하면 자가포식이 활성화되며 타우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이정수(왼쪽 두번째) 박사 연구팀.[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
VCP는 단백질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로 신경계와 근골격계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과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희귀질환인 다기관 단백질 질환(MultiSystem Proteopathy)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타우단백질 제거 기능은 아직 보고된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에서 VCP 발현이 감소하면 타우단백질의 축적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VCP 발현이 증가할 땐 타우단백질의 응집이 감소하였고, 이 때 마우스 모델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관련 행동까지 개선되는 것을 추가적으로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도 역시 두 단백질이 반비례한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VCP가 자가포식하는 과정에서 타우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VCP 활성촉진제 SMER-28과 자가포식 활성촉진제 라파마이신(rapamycin)을 함께 투여하면 더욱 강한 타우단백질 제거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정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아직 명확한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타우 관련 퇴행성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것이다.”라며, “다양한 퇴행성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