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옆에 음식 둘 수 없어 치워드린다”…인류애 넘친 중국집 배달기사의 매너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사연 올라 와
음식 배달하며 문 앞 종량제봉투까지 가져가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집 음식 배달 기사가 손님 집 앞에 놓인 쓰레기까지 치워준 사연이 전해져 썰렁한 세밑을 훈훈하게 덮히고 있다.

2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전날 ‘중국집 배달 기사님께서 음식물쓰레기를 치워주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어머니 A 씨에게 실제 있었던 일이라며 배달 기사와 나눈 휴대전화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배달 기사 B 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식사가 문 앞에 도착했다. 맛있게 드시고 리뷰 꼭 부탁드린다. 쓰레기는 제가 버려드리겠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적혀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찍은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에는 배달 철가방 옆에 쓰레기가 가득 담긴 종량제 봉투와 음식물 쓰레기로 추정되는 비닐 봉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배달 기사의 호의에 놀란 A 씨는 “너무 감동이고 감사하다. 하시는 일로도 벅차실 텐데 죄송한 마음도 든다”며 “다음에 주문할 때 꼭 보답하겠다. 날씨 추운데 안전하게 운전하시고 배달원님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하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에 B 씨는 “저희 중국집 소중한 손님이신데 쓰레기 옆에 음식을 둘 수 없어 치워드린 것뿐이다. 너무 부담 갖지 말아달라.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작성자는 어머니를 대신해 B 씨에게 ‘크리스마스 생크림 케이크’ 기프티콘을 전달하며 “부담 없이 드시고 가족분들과 연말 즐겁게 보내세요”라고 했다.

이에 B 씨는 “고객님에게 이런 큰 선물은 오픈 이래 처음이다. 매번 조금의 실수만 있더라도 욕먹기 일쑤였었는데”라며 “감동 그 자체다. 정말 감사하다. 고객님 댁에 늘 행복이 가득해지시길 바란다. 건강하시라”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작성자는 “저도 자영을 해서 남의 집, 그것도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저도 어머니도 감동 받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며 “요즘 세상에 이런 분들이 계시니 정말 추운 날에 마음도 따뜻해진다. 소중한 손님인데 음식 옆에 쓰레기를 둘 수 없다는 말 너무 멋지지 않냐”고 물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슴이 뻐근해지는 감동이다”, “마인드 굿(Good)”, “배달하시는 분이 직원이시라면 복덩이다”, “저런 분들에게 상 줘야 한다”, “두 분 모두 멋지다. 선행이 또 다른 선행을 만드니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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