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SK 구조조정 활용 ‘빅딜’ 성사

SK스페셜티 등 4건 3.5조원 투입
한온시스템 SK이터닉스 일부매각
남양유업 마무리에 4호 펀드 결성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쌓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수요를 활용해 빅딜을 이끌고 SK그룹에 3조원 넘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펀드레이징을 완료하고 기존 포트폴리오의 중간회수 작업도 속속 마무리 하며 엑시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월 넷째 주 한앤코는 ㈜SK로부터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K스페셜티의 전체 지분가치는 약 3조1774억원 수준에서 책정됐다. 이번 경영권 양수도 거래 대금은 2조7000억원으로 올해 공표된 M&A 거래 가운데 최대 규모다. 거래 종결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 생산에 특화돼 있다. 성장성은 물론 SK그룹의 캡티브 매출도 기대돼 사업 안정성이 뛰어나다. SK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2015년 338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6817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 관계자는 “한앤코와 SK그룹은 다양한 거래를 기반으로 신뢰를 쌓은 모습”이라며 “SK스페셜티 역시 SK그룹에서 예비입찰을 받기 전에 한앤코와 사전 교감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SKC의 종속회사 SK엔펄스에서 나온 2건의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뒤 인수)도 한앤코 품으로 갔다. 한앤코는 연초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3303억원에 사들였으며 내년 상반기 중 CMP 패드 사업부도 341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SK디스커버리 계열 SK플라즈마에도 소수지분 투자도 집행했다. 구주와 신주 인수를 나눠서 총 1500억원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 물꼬를 트면서 시장 주목도가 높았던 거래로 꼽힌다. 당초 경영권 인수를 검토했으나 SK디스커버리의 경영 능력을 신뢰해 소수지분 투자로 선회했다.

한앤코가 올 한 해 SK그룹에서 나온 딜 4건에 투입한 자금은 총 3조5213억원으로 예상된다. 신규 투자 이전에도 SK해운, SK디앤디 등이 한앤코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연중 중간회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의 경우 신재생에너지·ESS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SK이터닉스를 따로 증시에 올렸다. 시장에서 SK이터닉스 재평가에 성공하자 한앤코는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처분해 691억원을 현금화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한온시스템의 경영권 지분 일부를 전략적투자자(SI)였던 한국타이어그룹에 매각하며 2대주주로 내려왔다. 한앤코는 1조2277억원을 중간회수하는 동시에 SI와 잡음없이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성과를 올렸다. 연초에는 3년 전부터 진행했던 남양유업 바이아웃도 마무리되며 기업가치 개선 작업을 본격화했다. 투자 기간이 길어진 쌍용C&E의 경우 공개매수로 지분 100%를 취득해 증시에서 내리면서 엑시트 기반도 만들었다.

줄곧 해외 기관 자금을 운용하던 한앤코는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펀드레이징에 나섰다. 국민연금 등의 출자 사업에서 승기를 잡으며 올해 4호 블라인드 펀드의 결성을 마쳤다. 총 4조7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한 만큼 내년에 활발한 투자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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