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 등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탑승자 179명이 사망한 대형 사고를 낸 제주항공의 과실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온라인에선 10개월 전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 온 제주항공 관련 글이 퍼지며 재조명 받고 있다.

30일 온라인에선 ‘제주항공 타지마라’란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난 2월에 올라온 글이다. 블라인드는 가입 시 소속 회사 이메일을 이용해 실제 그 회사 직원임을 인증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제주항공 타지마라’ 글 작성자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 지 모른다”고 썼다. 이어 “망해가는 아시아나에서 멍청한 사장 하나 잘못 가져와서 정비도 운항도 재무도 모든 회사가 개판됨”이라며 “요즘 다들 티웨이를 비롯한 타 항공사로 탈출하는 분위기”라고 적었다. 작성자의 소속회사는 제주항공으로 돼 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원래 저가 항공사가 비행기 정비 제대로 안 한다고 뉴스에 많이 나왔었다”, “제주항공 오늘 또 기체결항 회항, 저 글이 점점 맞다는 생각만 듦”, “항공 수사 결과 나와야 진실이 나온다. 오늘은 명복만 빌자”, “직원이 회사 뒷담화했다고 공식이 되나. 탑승객 수습도 안끝났다”, “저런 글로 추정해서 비난 말고 정확한 사고 원인 나오면 그때 판단하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제주항공은 국내 6개 항공사 가운데 여객기 운항 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기준으로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이 418시간으로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355시간), 아시아나항공(335시간)은 물론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371시간), 티웨이항공(386시간), 에어부산(340시간) 보다도 길었다.

월평균 운항 시간은 총 유상 비행시간을 운영 대수로 나눠 계산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도 최근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 평균 기령(사용 연수)도 가장 높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대한항공(11.4년), 아시아나항공(12.3년)보다 2, 3년 많았다. 같은 LCC인 에어부산(9.7년), 진에어(12.7년), 티웨이항공(13.0년)과도 차이가 났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상관관계가 검증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 항공기 평균 운항 시간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로 비행기 대수를 줄여놨던 상황에서 항공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비행시간이 늘어난 것은 조금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행정처분 부과 횟수와 과징금 납부 액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행정처분 및 과징금, 과태료 등 행정제재 부과 현황’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행정처분을 9회 받았다. 이어 대한항공 8회, 티웨이항공 7회, 아시아나항공 4회, 에어인천·진에어 각 2회, 이스타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에어로케이 각 1회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운항 및 정비규정 위반으로 11일의 운항 정지 처분받았으며, 지난 2022년에도 운항 규정 위반과 위험물 운송으로 각각 7일, 20일의 운항 정지가 내려졌다.

제주항공이 2019년 이후 올해 8월까지 납부한 과징금은 37억 3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스타항공(28억6000만원), 티웨이항공(24억3900만원), 대한항공(16억2000만원), 아시아나항공(15억5400만원), 진에어(13억5900만원), 에어서울(2억1000만원), 에어부산(2000만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