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부분’ 승무원 2명만 극적 생존…안전한 좌석 따로 있나?

지난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 인근에서 새 무리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 12월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서 탑승자 181명 중 극적으로 생존한 승무원 2명은 비행기 꼬리부분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극적 생존의 이유가 좌석 위치와 승무원 전용 의자·안전벨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했다. 이 중 승무원 2명만 비행기 후미에서 부상한 채 발견됐으며 179명은 사망했다.

사고 기종인 보잉 737-800은 일반적으로 착륙시 승무원 2명이 앞쪽 비상구 점프싯(Jump Seat·간이 의자)에 앉고, 다른 2명은 뒤쪽 비상구 점프싯에 앉는 것으로 파악됐다.

점프싯은 주로 비행기 문 옆이나 갤리(여객기 내 간이주방) 공간에 접이식으로 설치돼 있으며 주변에는 비상시 안전장비가 비치돼 있다. 비행기 기종과 구조에 따라 승무원이 갤리 점프싯에 착석해 착륙을 준비하기도 한다.

승무원들은 또 승객들이 매는 허리용 가로 벨트가 아닌 가슴까지 두르는 안전띠를 착용한다.

생존 승무원들은 당시 기체 맨 뒤가 아닌 후미 쪽 비상구 점프싯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소방대원들이 두 승무원을 구조한 위치도 후미 비상구 문 입구와 가까운 곳이었다.

소방대원들은 “살려 달라”는 소리를 듣고 후미 동체 안으로 들어갔으며 남성 승무원은 서 있는 형태로 발견됐고 여성 승무원은 쓰러진 캐비닛에 깔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약하게 의식이 있었지만 여성 승무원만 말이 가능했는데, 당시 소방 관계자에게 “연기가 심하게 났고 펑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에 따르면 사고시 꼬리 부분에 앉은 승객의 생존율이 10~15% 더 높지만 사고 유형이 워낙 다양해 좌석별 안전도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고처럼 항공기가 구조물과 정면충돌하거나 추락할 경우, 먼저 부딪히는 기체 앞부분에 충격이 집중되지만 엔진이나 동체 화재가 나면 꼬리 칸을 향해 불이 번질 수 있다. 폭발 사고의 경우에는 연료탱크가 있는 날개 부분 피해가 가장 클 수도 있다.

이번 사고는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한 여객기가 활주로 정면 구조물에 충돌하는 과정에서 후미가 절단되면서 폭발에서 벗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참사 여객기 기장 A씨(45)는 공군 출신이자 6800시간 넘는 비행 경력을 가진 경력자로 각종 비상 훈련을 이수하고 비행 교관으로도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고가 난 B737-800 기종만 6096시간 운항했고, 함께 조종석에 앉았던 부기장 B씨(35)도 총 비행시간 1650시간, 사고 기종 비행시간 1339시간을 운항했다.

국토교통부는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와 미국 합동조사팀과 함께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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