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문화행복도시’..기존의 세종시는 잊어라[함영훈의 멋·맛·쉼]

세종시 자연과 빌딩마천루


금강보행로 이응다리


[헤럴드경제(세종)=함영훈 기자] 세종시는 인구 39만명에 1읍 9면 14동을 가진 광역지방자치단체이다. 면적은 서울의 4/5 크기로, 기초단체인 평택(인구 60만), 이천(인구 22만)과 비슷하다.

국정을 책임지는 도시이기에 ‘광역’으로 격상시켜준 도시, 세종시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근교 푸트라자야 처럼 국민을 위한 행정의 중심 답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트렌디한 것을 모아두려 한다.

▶광역시 다운 면모= 그래서 행복(행정중심복합)도시는 자연스럽게 문화관광중심 복합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다.

요즘 주말과 공휴일엔 세종시 금강위에 원둘레 1446m로 지어진 세종대왕의 ‘이응다리’에선 빛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는 15일 까지 이어진다. 빛축제는 국민을 잘 섬기는 도시 세종행복도시가 세종시 주민과 여행자도 즐겁게 향유하는 아름다운 도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용모양의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산책은 순성놀이 컨셉트이다.


때마침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들의 집무실 위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최장 옥상정원 산책길이 들어서 있고, 그간 1km 남짓 개방됐는데, 앞으로 3.6km 모두 국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성(城)을 지키는 국민들의 마음이 축제로 변한 ‘순성놀이’ 컨셉트로 조성한 옥상정원이다.

정부세종청사 옥상공원은 4계절을 주제로 개별적인 특성을 갖춘 공간으로 조성됐다. 허브원 1곳(3동 220㎡), 약용원 2곳(4동 58㎡, 5동 461㎡), 유실수·베리원 2곳(1동 460㎡, 6동 540㎡), 넝쿨터널 13곳 등 다양한 수목 식재와 시설물이 설치됐다.

세종시에 읍면이 많으니 세종 여행은 다채롭다. 도심에선 옥상정원, 국립세종수목원, 대통령기록관 등 랜드마크 외에, 1062석 규모로 유럽식 2단 객석과 야외 예술쉼터를 갖춘 세종예술의 전당, 최첨단 기술을 투영해 최고의 호수공원임을 자부하는 세종호수공원이 도심 하드웨어 예술미를 뽐낸다.

274번 버스를 타면 정부청사(옥상정원)~세종예술고등학교~국립박물관단지~이응다리(세종빛축제)~국립수목원~중앙공원(낙화축제·세종축제·반다비빙상장) 도심 랜드마크를 둘러 볼 수 있다.

도시재생으로 정수시설이 예술공감으로 변신한 조치원 문화정원


▶조치원과 연서= 조치원에선 1927아트센터와 조치원문화정원(헤럴경제 2024년 12월19일자 ‘조치원 아트, 부강 인문학도 세종시다..도농 케미 개시[함영훈의 멋·맛·쉼]’)외에 조치원 전통시장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조치원 전통시장은 세종에 편입되기 전, 쇠락해가는 시골 5일장이었지만 세종에 인구가 유입되면서 도시에서 온 이주민들에겐 여행가는 기분으로 찾는 우리고을 인정미 넘치는 장터가 되고 있다. 지금은 아예 ‘세종전통시장’으로 공식 명칭도 바뀌었다.

충북선과 영동선이 만나는 조치원역을 중심으로 일제 때부터 활발한 교역이 이뤄져 5일장(4, 9일)임에도 점포가 수백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역과 시장이 가까우니 음식 중심이다. ‘짜장’과 ‘짬뽕’ 등 식사류를 안터반점, 광진짜장, 번암반점, 조치원짬뽕 등에서 먹을수 있다.

고복저수지옆 해물칼국수


인근 연서면의 고복저수지에도 석갈비, 해물칼국수, 장어 등 다양한 메뉴의 맛집이 몰려 있다.

고복저수지는 세종시 사람 못지 않게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힐링 산책, 식탐의 핫플레이스이다. 도심은 달라지는데, 이곳은 몇 년전 모습에 비헤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도심의 인공미 넘치는 몇몇 볼거리보다 더 사랑을 받는 곳이 고복 일대 자연생태이다. 해안지역보다 더 맛있는 해물칼국수와 한우 명문고을 보다 더 맛있는 갈비가 여행자들을 기쁘게 한다.

▶전동의 베어트리파크, 세종대왕의 전의초수= 전동면에 있는 베어트리파크는 동물도 볼 수 있는 수목원이고, 놀이동산까지 있는 복합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먼저 간 부인을 극진히 사랑했던 창업주 송파(松波) 이재연의 모토는 ‘자연이 주는 풍요’였다. 이씨가 절친에게서 받은 반달곰 한 마리를 살기 편케 하려고 이것 저것 확장하다 보니, 자연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문화예술과 놀이가 되더니, 나아가 인간 삶 까지 건강하고 풍요로워지더라는 것이다.

베어트리파크


2009년 5월 문을 연 세종시 베어트리파크엔 10만여평 대지에 1000여종, 40여만 점의 꽃과 나무들이 160여 마리의 반달곰들과 어울려 살고, 찾아온 사람들과 교감한다.

애완동물원, 공작·꽃사슴, 희귀식물, 분재 등 다양한 테마를 섭렵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남유럽 스페인풍 건물과 기화요초가 이국적 풍경을 선사하고, 다리가 놓인 연못에서 비단잉어, 형형색색 붕어들이 떼로 노니는 모습이 건강성을 느끼게 한다. 곰들이 더울까봐 풀장도 만들고 분수도 틀어준다. 베어트리파크를 거닐다 문득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퀘벡 가는 비밀문 닮은 주홍문(門)을 만난다. 이 하계정원은 향나무 괴목 군락에 능소화 넝쿨들이 나무 마다 감아올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곳에선 ‘마이프린세스’, ‘시티헌터’, ‘다섯손가락’, ‘상어’, ‘로봇이 아니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뷰티인사이드’, ‘이브’ 등 드라마가 촬영됐다.

이 테마파크 인근엔 성균관왕립대 지방캠퍼스인 전의향교가 있어, 버라이어티 세종시 탐방객의 자세를 인문학 선비로 바꿔준다.

비암사


행복도시둘레길 18코스 200㎞ 속에는 세종대왕의 병을 고친 전의초수 산책길, 오봉산 맨발등산로, 금남면 도남리 황토메타길 등을 포함한다. 조천연꽃공원 데크길은 봄 벚꽃, 여름 연꽃으로 아름다우며, 국보·보물을 가진 비암사 꽃길-숲길의 정취는 고즈넉하다. 조치원복숭아, 금강배, 연서 머루포도, 전동 청송 된장의 맛은 세종의 회색빛 도시화를 거부하듯 여전히 토속적이고 건강하다.

▶부강의 신개념 사찰 녹야원, 도심 산소통 세종수목원= 도심으로 들어오면 따뜻한 신세대 사찰 녹야원이 반긴다. 원뜻은 석가모니가 깨우침을 얻은후 처음으로 설법한 곳으로, 녹야(鹿野), 즉 사슴이 뛰노는 들판이다. 인도 사르나트 지역을 일컫는다.

템플스테이도 가능하고 부지 내에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숲체험 프로그램도 있어 가족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신개념 사찰 답게, 단청에 있어야 할 꽃은 꽃 조각예술품으로 탄생했고, 어린이 청소년 친화적인 도서관이 현대예술품 처럼 지어졌다. 불전도 키오스크 스마트불전함을 편리하게 이용하면 된다.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위패가 녹야원 법당에도 모셔져 있다.

녹야원


녹야원에 모셔진 이건희 전 삼성회장 위패


세종수목원은 엄동설한에 꽃 구경하는 곳이다. ‘온실로의 초대’라는 이름의 메인 실내수목원 입구에 들어서자 부겐빌레아 꽃들이 반긴다. 이어 따스한 봄바람이 휘감는 가운데, 실내 폭포, 빅토리아 수련, 천사의 나팔꽃, 바오밥나무, 여성 거인의 몸을 형상화한 듯한 페루산 케이바물병나무 등이 반긴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한 국립세종수목원은 축구장 90개 크기 부지 위에 세계의 사철 희귀식물, 한국의 아름다운 정원을 다 모았다. 다양성 면에서 열대식물 위주인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더베이 보다 뛰어나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실마리를 얻은 다윈난(蘭), 동남아 친환경 식물 맹그로브, ‘어린왕자’의 소행성과 아프리카의 바오밥 나무, 카니보러스과 벌레잡이 식물, 아기를 연잎에 태워도 되는 아마존 빅토리아 수련도 키운다. 이곳엔 창덕궁 후궁과 소쇄원 미니어처, 치유정원, 분재원, 어린이정원, 후계목정원(뉴튼의 만유인력 사과나무, 정이품송 자목 등)도 있다.

세종수목원 국내 주요 정원 미니어처 중 창덕궁 모습


따뜻한 계절이 돌아오면 야외엔 백리향·큰꿩의비름·구절초·공작단풍·원추리 등이 자라는 화단 40여개와 벤치, 파도모양의 정글짐, 그네, 바닥 분수대, 버스킹 공연장에다 연못 까지 갖춘 버라이어티 원형 문화공간까지 진면목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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