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제한”“북한만 좋다”…내란특검법 ‘외환유치죄’ 공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
법무부 “취지와 다소 동떨어져”
野 “‘비상계엄 관련’ 문구 추가”
與 “특검 할 이유가 없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13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6당이 새롭게 발의한 내란 특검법에 포함된 ‘외환유치죄’와 관련해 13일 “취지에서 다소 벗어나 가지고 대북정책 전반을 보게 된다면 원래 취지와는 좀 다소 동떨어진 면으로 흘러갈 수는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외환죄 부분이 수사 대상으로 들어가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계엄 선포 요건을 의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한 것과 일반적인 대북정책을 구분할 필요는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정부가) 비정상적인 행위를 했었을 때 그게 비상계엄과의 연관성을 많은 분들이 의심한다고 한다면 한번쯤 짚어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직무대행은 “그렇다 하더라도 합리적 범위 내로 제한할 필요는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또 김 직무대행은 “특검은 기존 수사가 이루어졌는데 여러 가지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경우에 도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임에도 특검이 추진되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여러 수사기관들의 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 지점이라 일반적인 경우와는 좀 차이가 있기는 있다”라면서도 “특검의 보충성·예외성에 비춰 봤을 때는 다소 이례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이 내란죄를 일으켰다. 이것이 특검을 해야 되는 이유”라며 “어떻게 특검으로 안 할 수가 있나, 이게 이례적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앞서 내란 특검법 심사 과정에서 외환유치죄 관련 법 조항에 ‘비상계엄에 관련하여’란 문구가 추가된 점을 언급하며 “합리적으로 제한한 게 맞지 않냐”, “뭘 더 제한을 할 수 있다는 건지 얘기해 보시라”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김 직무대행이 “(문구 수정) 취지에 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답하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비상계엄과 관련하여’라고 콕 찍어서 특정을 했기 때문에 우려가 많이 해소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상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내란 특검법)’에 대한 토론을 신청하며 손을 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반면 법사위 여당 간사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서 어느 때보다도 신속한 수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 특검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곽 의원은 앞서 야당의 특검 추천권만 명시해 국회를 통과한 ‘내란 상설특검’을 언급하며 “야당에서 진정성이 있다면 국회 규칙을 다시 바꿔서 원래대로만 회복시키면 이 특검을 가지고 논란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직무대행을 향해 “우리 특수한 안보 현실에서 외환죄를 수사한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 그것이 문제 있다고 얘기를 안 하고 문언 해석이 어떻고, 적용상의 문제가 있고 이렇게 회피를 하니까 답변이 꼬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 의원은 “해외분쟁지역 파병, 대북 확성기 가동, 대북전단 살포 확대, 무인기 평양 침투, 북한의 오물풍선 원점 타격 전부 다 수사할 수 있게 해 놨다”라며 “이게 수사 대상이 되면 북한만 좋다. 확성기는 김정은이 제일 싫어하는 거고, 대북전단은 김여정이가 보내지 말라고 하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엄을 1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게 야당 주장”이라며 “지난 1년 동안의 안보 이슈를 모두 외환유치죄로 수사하는데 이게 자해적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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