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략책임자 CES 출동…박정원式 AI사업 가속전망

김도원 ㈜두산 CSO CES 참석
삼성·SK 부스 방문해 신기술 점검
그룹 차원 AI TF 조직 운영
AI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먹거리 발굴
박정원 회장 “AI 생태계 구축에 역량 집결”


김도원 ㈜두산 지주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 [두산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두산이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룹 핵심 수뇌부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 방문해 AI 트렌드를 점검했고, 그룹 차원의 AI 태스크포스(TF)가 최근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만큼 두산은 AI 경쟁력 키우기에 더욱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도원 ㈜두산 지주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은 지난 7~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석했다. 김 사장은 CES 기간 삼성전자, SK 등이 마련한 부스를 방문했다.

김 사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이후 지난 2021년 두산에 합류했다. 현재 그룹 사업 비전을 수립하고, 신사업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사장의 이번 CES 방문은 글로벌 AI 트렌드를 점검함과 동시에 두산의 신사업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두산은 올해 CES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부스를 마련, AI 신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그룹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이자 소형 건설기계 사업을 하는 두산밥캣은 AI 기술을 적용한 업계 최초의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를 공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AI를 활용해 사람 표정을 분석, 이에 맞는 칵테일을 제조하는 협동로봇 솔루션을 전시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은 최근 전사적으로 AI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AI TF(태스크포스) 조직 구성을 완료한 후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AI TF 조직은 기존 사업에서 AI를 접목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AI 키우기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AI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주요 사업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관련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AI를 소홀히 하면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향후 기업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용한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AI 역량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고,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에 AI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 동박적층판(CCL) 이미지. [두산 제공]


새 AI 먹거리 키우기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 전자BG(비즈니스그룹)가 생산하는 반도체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은 엔비디아 AI 반도체에 공급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 전자BG의 지난해 매출 전망치는 8830억원으로 전년(7520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두산 전자BG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고부가가치 CCL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두산이 AI 사업에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사업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앞서 두산은 지난해 신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모회사가 될 신설법인으로 분할한 뒤,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AI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두산밥캣의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 [두산밥캣 제공]


하지만 계엄 이슈에 따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이 합병 반대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자 합병안을 철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두산이 이른 시일에 사업 재편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사업구조 재편을 추후에 진행할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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