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 12월 수건 거래액 전년比 82% 증가
홈쇼핑서도 주문 1억 대박…호텔 수건도 ‘쑥’
웜그레이테일 수건 이미지 [29CM·업체 제공]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흔하디 흔한 수건의 콧대가 높아졌다. 개업식 등 행사 기념품은 옛말이다. 이제 일상에서 벗어나 ‘귀족’ 신분이 됐다. 1장에 2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까지 등장했다. 불황 속 작은 사치를 즐기는 ‘스몰 럭셔리’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흐름을 탔다. 인테리어를 위해 호텔급 고품질 수건을 찾은 젊은 소비자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더그란, 르뷔제, 레미제이, 테리파머, 디어리얼, 웜그레이테일 등 프리미엄 수건 브랜드가 인기다. 1장 가격은 최소 1만원이다. 상품에 따라 3만원이라는 가격표까지 붙는다. 다양한 색과 디자인, 좋은 소재와 품질이 매력이다.
이커머스 플랫폼과 홈쇼핑도 프리미엄 수건 브랜드를 잇달아 입점시키고 있다. 11번가는 최근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소개하는 ‘우아픽(OOAh pick)’을 통해 테토 수건을 선보였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감각적인 패턴, 100% 수피마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다. 수피마 수건 7장 세트는 12만9000원~13만9000원에 판매됐다. CJ온스타일은 이달 8일 간판 프로그램인 ‘최화정쇼’에서 오리지니크의 뱀부 타월을 판매하기도 했다.
디어리얼 수건 이미지 [29CM·업체 제공] |
매출도 상승세다. 29CM에 따르면 지난달 수건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했다. 디자인, 소재, 구성에 따라 품목은 세분화했다. 매출 신장률은 핸드타월 174%, 페이스타월 157%, 스트라이프 수건 230%, 40수 수건 68%, 타월 세트 165% 등 2~3배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였다. 29CM에 입점한 디어리얼은 지난 1년 동안 월평균 억대 거래액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 29CM에서 ‘선물하기’를 통한 디자이너 수건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0% 급증했다. 동물 그래픽의 페이스타월을 29CM 선물하기 단독 패키지로 선보인 브랜드 웜그레이테일은 12월 한 달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38배를 웃돌았다.
29CM 관계자는 “수건이 단순한 생활 필수품을 넘어 개인의 취향을 담아내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수한 소재와 디자인은 물론, 길이까지 다양하게 제작하는 등 성능과 디자인에 차별화를 준 디자인 타월 브랜드가 늘면서 감각적인 타월을 찾는 고객의 선택지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이 지난 13일 내보낸 로라애슐리의 프리미엄 수건 방송은 1억원에 달하는 주문 금액을 달성했다. 수건 단일 상품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다. 프리미엄 수건의 원조 격인 호텔 수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자체 브랜드인 ‘더 조선호텔’ 수건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침구 등 전체 라이프 MD(상품) 중 수건의 매출 구성비는 21%를 차지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테토 플래그십 스토어. 강승연 기자 |
수건 브랜드는 이제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왔다. 디자이너 수건 브랜드 테토는 지난달 MZ세대의 ‘핫플’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3층짜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 오픈했다. 테토는 지난해 롯데 에비뉴엘 잠실, 더현대 서울, 스타필드 수원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디어리얼도 지난해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수건의 인기 요인은 복합적이다. 고급 호텔 수건을 사용한 경험을 가정에서 누리려는 스몰 럭셔리 수요가 출발점이다. 보여지는 것보다 확실한 만족을 추구하는 소확행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 중복 소비를 지양하고 꼭 필요한 물건을 사려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 홈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집꾸(집 꾸미기)’ 등도 수건의 입지를 드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30대 젊은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건이 홈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시계, 가방 등 명품보다 싸면서, 매일 쓰는 제품이라 만족도는 더 높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소재는 기본이고, 트렌디한 색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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