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 ‘슈퍼 똘똘한 한채’ 선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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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아파트 [뉴시스] |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이 44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매수심리 약화에도 불구하고, 자산가들의 ‘슈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다가구·오피스텔·분양/입주권 등)은 총 44가구로 집계됐다. 그중 단독/다가구주택이 2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아파트가 21건, 그리고 연립/다세대주택 1건 순이었다.
이는 전년(39건)보다 5건 더 많은 수준이다. 특히 값이 100억원보다 더 비싸진 아파트 가구 수는 전년(5건) 대비 4배가 넘는 21건을 기록했다. 단 전년 6건에 해당했던 연립·다세대는 1건으로 줄었고, 오피스텔과 분양입주권은 100억원 이상 거래 사례가 없었다.
아파트의 경우 강남구와 성동구, 용산구의 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초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 사례가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은 용산으로, 아파트 중 가장 비싼 220억원(273.41㎡·1층) 거래 사례를 포함해 한남동 나인원한남에서 5건의 사례가 나왔다. 파르크한남도 268.95㎡짜리 한 채가 170억원(4층)에 거래됐으며, 인근 한남더힐에서도 100억원대 거래가 3건 발생했다.
성동구에선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면적 159.60㎡, 198.21㎡, 200.67㎡짜리 아파트가 각각 110억원(35층), 145억원(35층), 109억원(20층)에 팔렸다. 또 인근 한화갤러리아포레 218.58㎡(43층)이 100억원에, 면적 241.93㎡(40층)이 108억원에 손바뀜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남구에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도 전년과 대비됐다. 청담동에 위치한 PH129에선 총 3가구(273.96㎡)가 각각 138억원(6층), 102억4000만원(8층), 103억원(6층)에 거래됐다. 또 상지리츠빌카일룸2차 아파트가 1000억원(13층)에 거래됐다.
압구정동에선 현대7차 아파트 두 채(245.2㎡)가 모두 115억원(9층, 10층)에 손바뀜됐다. 서초구에선 한 건의 사례가 나왔는데, 아크로리버파크 234.91㎡(40층)짜리 아파트가 180억원에 팔려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초고가 거래가 대폭 늘어난 데 대해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게 된 기조적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가 불안정하고, 금리인하 시점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상급지의 대형평수 아파트와 같은 안전자산을 찾는 현상이 짙어졌다는 설명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헤지(hedge)를 위해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한 안전자산이 강남 압구정동, 용산 한남동 등의 대형 평수 아파트였던 것”이라며 “움츠러든 대중 투자심리와 달리 자산가들은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투자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장 비싸게 거래된 주택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로46길 일대에 위치한 단독주택이었다. 이 주택은 지난해 3월 28일 285억원에 거래됐다. 1982년에 지어진 물건으로, 한 개인이 법인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동 말고도 강남구 삼성동, 논현동, 청담동, 개포동에서 100억원 초과 주택 거래가 발생했으며, 마포구에선 연남동, 중구에선 장충동1가, 용산구에선 보광동·한강로2가, 영등포구 신길동, 성동구 성수동2가, 서대문구 창천동, 구로구 구로동 등에서 초고가 단독/다가구주택 거래가 나왔다. 100억 초과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는 강남구 청담동에서 나왔는데, 도산대로 일대에 위치한 연립주택이 한 개인이 법인에 149억5200만원을 받고 팔았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