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에 사형 구형…아이들 사진 공개하며 엄벌 호소한 유족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김모 씨가 생전에 배우자, 두 자녀와 함께 촬영한 가족 사진 [유족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은평구 ‘일본도 살인사건’의 가해자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피해자 자녀의 사진을 공개하며 엄벌을 호소했다.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권성수)는 ‘일본도 살인사건’ 가해자 백모(38) 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처단한다는 분명한 의식과 목적하에 살해행위를 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백 씨가 반성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으며, 그의 범행으로 사회에 극심한 불안과 혼란이 야기됐다고 지적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역시 “절대로 심신미약의 형사적 책임 감경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법정 최고형을 요청했다.

피해자의 아내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일면식도 없는 이웃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묻지마 범죄’이자 계획된 살인 사건”이라며 “한 시민의 고귀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마를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격리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의 아내는 이날 취재진에게도 피해자가 생전 찍었던 가족 사진, 자녀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엄벌을 호소하기도 했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에서 피해자는 아들이 “아빠 사랑해”, “빨리 와라 아빠야”, “아빠 뭐해”라고 보낸 메시지에 장난스럽고 다정하게 답장을 주고받았다.

피해자의 아내는 취재진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아이들이 엄마마저 없는 삶에 서러워할까 죽지도 못하고 미칠 것 같다. 제발 저희 가족을 살려달라”며 “온 세상이 탄핵에 집중돼 있지만 기사 한 줄이라도 가족 억울함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의무를 다한 제 남편과 믿고 의지해야 할 우리 아이들의 아빠가 살인마 백 씨에게 목숨을 잔인하게 빼앗겼다”며 “내가 죽어야 이 사건에 집중하고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줄까 너무 답답하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생전 아들과 보낸 문자 메시지[유족 제공]


피해자는 지난해 7월 29일 밤 11시 22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백 씨가 휘두른 일본도에 살해당했다. 백 씨는 범행 후 현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달아났으나 범행 1시간여 뒤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지난해 9월 23일 백 씨를 구속 기소했다.

백 씨는 재판과정에서 범행 이유에 대해 “국가 권력이 나를 사찰한다”, “(피해자는 나를) 미행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주장했고, 취재진에게는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은 없다”고 하기도 했다.

선고기일은 다음 달 13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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