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SNS]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유족이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들의 단체대화방 내용을 공개했다. 또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MBC의 무책임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JTBC 시사·교양 ‘사건반장’에 따르면, 이 대화방에는 고인의 MBC 기상캐스터 선배 4명이 들어가 있다.
유족 측은 “고인이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한 게 도화선이 돼 모두의 질시를 받는 대상이 됐다”며 “선배들끼리 따로 만든 단톡방에서 그런 얘길 주고받으며 후배들을 고립시켰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선배 기상캐스터 4명은 대화방에서 고인과 고인의 동기 기상캐스터를 향해 인격모독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JTBC ‘사건반장’ |
단톡방에서 오간 메시지에는 “X가지 없는 X들 옷 조심해서 입으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는다”, “몸에서 냄새 난다”, “또X이가 상대해 줬더니 대들어”, “미친X 후배 취급하지 말자”,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이날 “저희 가세연에 유가족 측이 직접 연락을 주셨다”며 “유가족 측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 연락했다. 진짜 악마는 앞서 지목된 2명 A, B가 아닌 나머지 C, D다. A, B는 대놓고 괴롭혔지만 C, D는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세연은 “선배 A, B는 오요안나의 장례식에 왔다”며 “정작 장례식에 안 온 2명은 선배 C, D라고 유족이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MBC의 무책임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MBC 뉴스에 나와 대중에게 날씨를 전해오던 동료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부고도, 기사 한 줄도 없고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즉각적인 직권조사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침해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고인이 숨진 지 넉달 동안 아무 조치도 없다가 유서가 발견돼 논란이 확산하자 MBC가 확인하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고인의 직장이었던 MBC의 태도는 실망스럽다”며 “고인의 죽음 이후 벌써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가 없었던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MBC는 지난 달 31일 공식 자료를 통해 “고인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고자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