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먹으려면 추가요금 내세요”…’AI 확산 공포’ 미국 계란 ‘대란’

미국에서 조류 독감으로 인해 계란 가격이 치솟자 뉴욕의 한 수퍼마켓에 계란 부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2025.01.2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해 계란 가격이 치솟자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에 추가 비용을 받는 식당까지 나왔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식당 체인인 와플하우스는 지난 3일부터 계란이 포함된 메뉴에 50센트(약 700원)를 추가 청구한다고 공지했다.

와플하우스 측은 공지문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계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많이 올라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가격 변동이 단기적이기를 바라지만 계란 품귀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12개 들이 A등급 대란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해 12월 4.15달러로 2023년 2월(4.21달러)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 판에 3.65달러였던 전달 대비 14%나 올랐다. 미국 내 계란 가격은 2024년 들어서만 무려 65% 급등했다. 농무부는 올해 계란 가격이 20% 더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와플하우스 매장. 지난 3일 계란이 들어간 요리엔 추가요금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게티이미지]

계란값을 밀어 올린 주범은 미국에서 확산 중인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지목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미국 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확산된 이후 총 1억5000여만 마리의 가금류가 피해를 봤다.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32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했으며, 올해 1월 들어서도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란 가격은 주로 겨울철에 급등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야생 철새가 겨울철 이동하면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미 전역 농가에 전파하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계란 가격이 치솟았던 2022∼2023년에도 계란 가격이 2023년 1월 정점에 도달한 뒤 하락한 바 있다.

계란이 ‘금값’이 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일반 식료품 매장에서 계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있고, 주차된 계란 수송 트럭에서 10만개의 계란(4만 달러, 한화 5800만원 상당)이 도난 당하는 등 황당한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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