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해 눈물, 다음날 해고 통보” 김가영 MBC 동기 정혜수 글 재조명

2018년 MBC, 기상캐스터 4명 뽑아 3명만 계약
정혜수 “아르바이트생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것”

MBC 기상캐스터 2018년 동기 사원증.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과거 MBC 기상캐스터에 합격한 지 채 한달도 안돼 해고를 당한 한 아나운서 사연이 재조명받고 있다.

5일 연예계에 따르면 오요안나씨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의혹을 받는 김가영, 박하명, 최아리의 입사 동기 정혜수(정민아)씨가 작성한 글이 온라인 상에서 다시 돌며 주목받고 있다.

정씨는 1992년생으로 지역 케이블 방송 아나운서를 하다가 2018년 MBC 기상캐스터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정씨 뿐 아니라 김가영, 박하명, 최아리 총 4명이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선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정씨가 작성한 글에 따르면 이들은 한 달 동안의 교육을 거친 뒤 사측과 계약을 맺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송사는 교육 4주차에 정씨에게 “다음 주부터 출근하지 마라”고 구두로 해고를 통보했다.

정씨는 입사 동기 넷 중 자신만 계약에 이르지 못한 이유를 유추해보다 당시 상사였던 팀장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두가지 사건을 반추했다.

정씨는 “새벽 6시에 출근해 일 준비를 마친 뒤 동기들이 커피를 마시러 가자 했을 때 생리통 때문에 출근 전까지 당직실에 누워 있겠다 했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었다. 당직실에 들어온 선배가 ‘여기가 우습냐’며 혼을 냈고, 팀장께서도 부르셨다”고 했다.

또 다른 사건은 팀장이 다른 동기에게 논문을 찾아오라 시킨 일을 정씨가 대신 한 것이었다. 정씨는 “선배한테 혼난 후로 계속 겉돌던 제게는 아무런 과제가 주어지지 않아 다른 일로 바쁜 동기를 대신해 논문을 정리해 전달했다. 그러자 동기 A가 ‘이걸 체계적으로 정리해 팀장님께 직접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나는 정리한 논문을 다음 날 팀장 자리 위에 올려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팀장은 정씨에게 논문을 던지며 “나는 A에게 시켰는데 왜 너가 하냐. 이렇게 A를 물먹이고 싶었냐. 이렇게 하면 내가 널 예뻐할 줄 알았냐. 너 정말 누서운 애구나”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고 한다.

정씨는 “억울했지만, 변명한다고 할까 봐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다음 날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정씨는 “교육 중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며 “일방적으로 합격 취소를 통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사원증과 용역확인서는 받았지만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던 상태”라며 “아르바이트생도 이렇게 자르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씨는 이후 정민아로 개명한 뒤 산림청 보도부 아나운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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