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00만원’ 럭셔리 실버타운 ‘공실’ 골머리

고급화로 높은 분양가·임대료 부담
호텔·게스트하우스 활용 등 고민


#. A씨는 작년말 친구들과 연말파티를 위한 장소를 숙박 어플로 알아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더클래식500’을 1박 2일로 예약했다. 고급 실버타운으로 알고 있던 장소에서 일부 층이 호텔로 운영되고 있었다. 스위트룸을 예약한 A씨는 거실·소파도 넓고 레지던스 형태라 취사도 가능해 음식도 해먹었다.

‘더클래식500 펜타즈 호텔’에는 A씨와 같은 수요가 꾸준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숙박 어플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26일 취사가 불가능한 호텔식 객실 타입인 ‘디럭스’와 ‘주니어 스위트’ 상품은 모두 판매 완료됐다. 가격은 취사 가능하고 3~4인이 이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은 30만원대이고, 취사가 불가능한 2인용 객실은 20만원대였다.

‘더클래식500’ 홍보 관계자는 “2009년 입주 당시 500가구의 임대물량을 계획했으나, 입주율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초장기에는 공실을 입주자의 자녀나 지인들이 놀러오면 사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했다”며 “A·B 2개동 중 A동 일부 저층의 84가구만 2012년부터 현재까지 펜타즈 호텔로 운영 중으로 수익다변화를 위해 시작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노년 인구는 늘지만 이를 수용할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황에 시니어 주택 사업의 호황이 예상되지만, 이 중 하이엔드급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민간 임대 방식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비싼 임대료에 수요자들이 여전히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다. 분양가도 인근 시세 대비 비싼 편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올해 10월 입주 예정인 ‘VL르웨스트’ 전용 51㎡의 분양가는 6억18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마곡엠밸리7단지’ 아파트 전용 58㎡의 초기 분양가는 평균 5억885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주택 사업은 건설사들에 블루오션과 같다. 다만 최근 생기는 실버 타운은 예전처럼 지방 혹은 외지에 생기지 않고 도심지 역세권에 들어서는 등 프리미엄화가 뚜렷하다”며 “병원도 인접하고, 커뮤니티 서비스 및 혜택도 갈수록 늘어나지만 여전히 성공사례는 적다.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월세가 대부분 300만원을 넘는데, 이를 감당할 만한 노년층 수요는 아직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계약이 순조로운 곳은 많지 않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위례 심포니아’는 3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공급이 한창인 가운데, 미계약분을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 논의 중이다. 시니어 타운이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계약 완료된 입주 예정자들의 직계가족에게 입주 기회를 주는 방안도 후보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률은 아직 분양이 마무리되지 않아 공개는 어렵지만 완판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롯데 르웨스트, 대우 푸르지오 의왕의 경우도 준공 후에 계약이 마무리 될때 까지 몇 년이 소요된다. 현재 위례 심포니아는 시공 중인데 준공 되는대로 본격적으로 홍보와 분양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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