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도 대화 입장 완화
![]() |
우크라이나 시민이 지난 5일 러시아와 전쟁 중 사망한 우크라이나군 장례를 앞두고 애도하고 있다.[AFP]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에 우크라이나 종전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도 종전안과 관련한 미국과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첫 인정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14∼16일(현지시간)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종전방안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을 설명할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설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가 할 예정이다.
교전을 잠정 중단하고 러시아군의 점령지를 일단 놔둔 채 러시아의 공격 재발을 방지하는 안전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이 큰 틀에서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당국의 논의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잘 진행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와 미국의 개별 부서들이 접촉하고 있고 최근 강화됐다”며 세부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미국과 종전안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직접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기존 입장도 완화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젤렌스키를 ‘불법 대통령’으로 규정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위한 대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켈로그 특사는 이달 하순 우크라이나를 처음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도 최근 마이클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렵다는 상황도 인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한 직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종전협상 개시를 압박해왔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곧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제재하겠다고 여러 차례 압박했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