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만 쏠쏠한 게 아니네…“청년도약계좌, 자산 불평등 35% 낮춘다”

금융연 ‘개인발달계좌 도입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
소득 하위 60% 가입자, 총자본 0.18% 증가 효과
올해 기여금 규모 늘려…이자율 9.54% 수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정책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자산 불평등을 35%가량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해 정부가 기여금 규모를 더 높이면서 불평등 완화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게티이미지 뱅크]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자산불평등을 35% 낮추는 효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해 정부가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기여금 규모를 더 늘리면서 이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도약계좌란 소득기준과 가구소득 요건을 충족한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5년간 일정 금액을 내면 만기에 저축액, 은행 이자와 함께 정부 기여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6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낸 ‘개인발달계좌 도입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도입 전후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자산 불평등 수준은 35세 기준 4.35에서 2.82로 35.2%가량 감소했다. 청년도약계좌 가입 대상으로만 놓고 하위 50%와 하위 10%의 자산불평등 수준을 비교해 봐도 도입 전후 1.56에서 1.11로 소득불평등 수준이 28.8%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의 청년들에게 높은 금리 혜택으로 자산을 불릴 기회가 생기면서 자산 불평등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청년도약계좌 가입한 청년들의 경제 상황도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60%에 해당하는 30~34세의 경우 청년도약계좌에 적금을 넣음으로써 총자본이 0.18%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총생산과 총소비도 0.06%, 0.08%씩 증가했다. 이자율은 0.01%포인트(p) 떨어뜨리고, 임금은 0.06% 높이는 효과도 보였다.

최근 금리 인하기에 은행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청년도약계좌 신규 가입자는 106만 명에 달했다. 누적 가입자는 157만 명으로, 청년 4명 중 1명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기여금 지원 규모를 기존 월 최대 2만40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높이며 혜택을 더 강화했다. 총급여 2400만원 이하인 가입자가 월 70만원씩 5년간 가입하면 최대 5061만원을 가져갈 수 있다. 적금 이자율로 보면 9.54%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적금 상품 금리가 평균 2%대인 것을 고려하면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기여율이 높아지면 가입자의 경제 상황이 더 나아지고, 자산불평등도 더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기여율이 3%에서 6%로 오를 경우 청년도약계좌 가입자의 총자본 증가율은 0.18%에서 0.48%로 오른다. 이자율 인하 효과도 0.01%p에서 0.03%p로 확대된다. 또한 35세 기준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자산불평등은 2.82에서 2.24로 20.6%로 추가 완화된다. 보고서는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기여율을 높이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에서는 향후 청년도약계좌의 활용처도 확대할 방침이다.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적금만 가능했던 기존 청년도약계좌에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14일까지 2월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부산·광주·전북·경남·iM뱅크 등 취급기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높은 금리의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힘을 주고 있는 만큼 기회가 되면 가입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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