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에도 대단지 아파트…인구 늘면 인프라 강화될 것”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인터뷰
신당동 구역 재개발 사업 추진 중
“남산자락숲길 등 칭찬 많이 받아”
“살기좋은, 내편같은 중구 만들것”


김길성 중구청장이 최근 서울 중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중구는 구민의 약 80%가 거주하는 신당동을 중심으로 대단지 아파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중구청 제공]


“중구는 상업지구와 업무지구가 발달한 서울의 중심이지만 거주 환경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이제 중구에도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출산, 보육, 교육 등의 인프라가 보강될 것입니다.”

대표적인 업무지구의 이미지가 강한 서울 중구가 낙후된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대규모 공동주택(아파트) 개발을 야심차게 추진한다. 구민 70~80%가 살고 있는 신당동 일대를 중심으로 1000가구 이상이 입주할 수 있는 대단지 아파트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5~6년 뒤부터 입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개발이 완료되면 중구는 명실상부한 주거·업무·상업 기능을 두루 갖춘 자치구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중구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2022년 민선 8기로 중구청장 살림을 맡게 됐다. 지난 2년간 남산 고도제한 완화, 명동스퀘어 구성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리고 이제 신당10구역 등의 주거지역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60~70년 된 오래된 가옥이 많지만 규제에 묶여 개발이 되지 못했다”며 “조합 설립 등에 애를 먹었지만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한 끝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신당10구역을 시작으로 신당8·9구역, 약수동까지 개발을 확대해 중구에도 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최대한 빠르게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구는 이런 주거 환경 개선 사업과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중구에는 남대문시장, 중앙시장 등 전통시장이 50여 곳이나 된다. 중구는 전통시장 발전을 위해 전국 최초로 민관협력 상권관리 전문기구인 ‘전통시장 상권발전소’를 설립했다.

김 구청장은 “유통 혁명으로 인해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쇼핑하면서, 전통시장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상인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알지만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구에서 유통, 판매 등의 전문가를 투입해 시장 상인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김 구청장의 후반기 구정의 방점은 주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심한 정책이다. 그 중 김 구청장은 가장 신경을 썼고 자부심을 느낄 만한 사업으로 남산자락숲길을 꼽았다. 남산자락숲길은 무학봉공원에서 반얀트리 호텔까지 총 5.14㎞에 이르는 숲길로 지난해 12월 말 전면 개통됐다. 특히 자체 예산을 가지고 한 사업이 아닌 산림청 녹색자금 지원사업에 공모하는 등 총 60억원의 외부 재원만으로 사업을 완성해 주목을 받았다.

김 구청장은 “주민들로부터 이렇게 좋은 남산을 걸으면서 즐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며 “실제 남산자락숲길은 작년 상·하반기 주민이 선정한 최고의 정책 1위로 두 번 모두 선정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중구만의 세심한 정책 중 하나는 갈등소통방이다. 이웃이지만 우리는 크고 작은 일들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많다. 층간소음, 쓰레기 문제, 주차 시비 등이 대표적이다.

김 구청장은 “모든 문제는 아주 작은 갈등에서 시작되는데 주변 이웃과 사이가 좋지 않으면 내 집과 우리 동네가 지옥같이 느껴진다”며 “당사자들끼리 해결이 어려운 부분에 행정이 나서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갈등소통방을 통해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고 설사 해결이 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갈등이 많이 해소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을관리사무소도 중구만의 번뜩이는 맞춤형 복지 시스템이다. 김 구청장은 “아파트 단지는 관리사무소가 있어 전기, 누수, 택배, 청소 등의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일반주택은 그렇지 못하다”며 “저층 주거지에 사시는 노인은 문고리나 전등 하나만 고장 나도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 이런 것을 공동으로 관리해 주는 마을 공동 관리사무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김 구청장이 이끄는 중구의 구청 슬로건은 ‘내편 중구’다. 그는 이런 슬로건이 실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 구청장은 “구청 소식을 문자(메시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유튜브 등을 통해 매일 알려드리자 주민들이 ‘구청이 꼭 내 옆에 있는 거 같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며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매일 알려주는 내 편, 내 가족 같은 구가 될 수 있도록 임기 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손인규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