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1위였던 이곳, 이젠 꼴찌 신세…5년 만에 집값 반토막 [부동산360]

세종 집값 전주 대비 0.12%↓
작년 9월 이후 19주 연속 하락세


세종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세종시 집값이 13개월 연속 떨어지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나타냈다. 세종시는 ‘천도론(행정수도 이전)’으로 2020년 집값 상승률 40%를 기록해 전국 1위에 올랐지만, 최근 4년간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행정 수도 이전 호재로 과열됐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 거품이 걷히면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16일 한국부동산원 발표한 2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12% 하락했다. 전주(-0.07%)보다 낙폭을 키워 대구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하락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떨어졌다.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9월 넷째 주 이후 19주 연속 하락세다. 월간 기준으로도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2월 둘째주 세종시 고운동은 구축 위주로, 나성동은 공급 물량 영향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0년만 해도 연간 44.93% 급등했다. 정치권에서 행정 수도 이전론을 제기하자 외지인 투자 수요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0.68%) 상승세가 둔화되며 하락 전환하더니 2022년 16.74%, 2023년 5.14% 기록하며 급락 양상을 보였고, 저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거래가도 내림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지난 8일 9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0년 8월 최고가(14억원)보다 4억4000만원 급락했다. 세종시 대평동 ‘해들2단지베아채’ 전용 72㎡도 2020년 12월 8억47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0일 5억3500만원에 거래가 체결돼 고점 대비 3억1000만원 하락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세종시 집값은 2020년 행정 수도 이전 논의로 과열, 외지인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며 “전국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지인 수요가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세종시 입주물량은 많지 않고, 미분양 문제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주변 생활권인 대전과 충남의 공급이 내년까지 이어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저점을 다진 세종시 집값이 1~2년 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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