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10% 인상하면 자동차 대미수출 年 4조 감소” [트럼프發 관세쇼크-자동차]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분석
‘최대 수출품’ 車 직격탄 전망
“대출 상환 유예 등 검토해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이 연 4조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상호관세까지 발효될 경우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은행권이 대출 상환 유예 등 수출 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분석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의 보편관세 도입에 따른 주요 산업별 수출 영향을 살펴본 결과 관세율이 1%포인트 인상될 때 자동차 연간 대미수출액이 2024년(342억달러) 대비 2억7702만달러(약 4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부과한 요율인 10%를 적용하면 자동차의 연간 대미 수출은 지난해보다 27억5652만달러(약 4조원) 줄어들게 된다.

멕시코나 캐나다처럼 25%의 관세를 적용받을 경우 수출 감소 규모는 63억5778만달러(약 9조2000억원)까지 확대된다.

이번 분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전 관세 변동에 따른 수출 변화 등 산업의 민감도와 환율, 물가 등을 반영해 도출했다.

상호관세는 고려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대로 상호관세가 추가로 부과될 땐 비용 부담 확대 등으로 수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장한익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박사는 “자동차의 경우 대미수출액 비중이 35.7%로 월등히 높은 데다 직접 수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며 “자동차가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가 컸던 분야라 관세 부가에 따른 반사효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의 경우 기업 간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관세 영향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한국 자동차 대신 미국 자동차 등을 선택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와 함께 대미 수출의 양대 산맥인 일반 기계도 2억5628만달러(약 37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3위 수출품인 반도체는 관세가 1%포인트 인상되더라도 수출이 411만달러(약 60억원) 늘어나며 선방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의 경우 시나리오별로 10% 인상 때 4523만달러(약 650억원), 25% 인상 때 1억383만달러(약 1500억원) 늘어나게 된다.

같은 주력 수출 품목이지만 자동차와 달리 반도체 산업의 수출 영향이 플러스로 나타난 점에 대해 연구소는 관세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더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내 공장 설립이 예정돼 있어 향후 중간재 수출 등으로 수출 환경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장 박사는 “관세 도입 시 6개월 정도는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미국이 관세를 추가로 높이는 압박전략을 쓸 경우 실제 충격은 더 크고 길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으로서는 이자 납입 유예 등 수출 기업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 필요성을 논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위주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위한 맞춤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