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출장길 오르는 조태열…中 왕이 만남 주목

‘루비오 불참’ G20…“양자 회담 조율 중”
미·중 갈등 수면 위로…중국 맞대응 가능성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장길에 나서는 가운데 중국 외교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날지 관심이 몰린다.

한미일 3국이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성명에 포함하는 등 중국 압박을 본격화하면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 입장을 강조하며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조 장관은 오전 국무회의 참석 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조 장관이 20∼21일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며 “(별도의) 양자 회담들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하고 한미 외교장관회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당시 성명에서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는 참여를 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한국을 비롯한 3국 공동성명에 중국이 반대 입장을 내놓은 대만의 UN(유엔) 등 국제기구 참여 지지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팩트 시트’ 문서를 새로 올리면서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 압박을 시작했다. 대신 ‘우리는 대만 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느 쪽에서든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추가했고,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지원 또한 포함했다.

이에 따라 왕 주임이 G20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다만 내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예정돼 있고, 왕 주임과의 양자회담도 조율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아공에서 양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번 G20 회의에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 등을 거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친대만 정책을 통한 중국 견제 기조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시작하면서 중국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이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이번 회의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불참하는 점도 변수다. 왕 주임이 미국이 없는 자리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들과 반격에 나서기 위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루비오 장관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남아공은 사유 재산을 수용하고 G20을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장려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내 일은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것이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거나 반미주의를 친절하게 받아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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