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수 끝에 대학에 붙은 A씨가 같은 학원을 다니던 B씨로부터 받은 사과 메시지.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의 한 대학에 합격한 재수생이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입학 등록이 취소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숭실대학교 정시모집에 합격해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던 A(19)씨는 최근 학교 측으로부터 ‘등록금 환불 절차가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느닷없는 통보에 A씨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니 입학 등록을 포기했다는 증명서가 나와 있었다.
A씨는 등록금 환불이나 입학 포기를 신청한 적이 없었기에 즉시 학교 측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이튿날 그는 인스타그램 메시지 한 통을 받았는데, 자신이 입학을 취소시켰다고 실토하는 범인의 메시지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범인은 다름 아닌 재수 시절 옆자리에 앉았던 학원생이었다.
B씨는 메시지에서 A씨가 기숙학원에서 재수 생활을 할 때 옆자리에 앉았었다며 자신이 A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생년월일과 수험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아내 학교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후 ‘대학 등록취소’ 버튼을 눌렀다고 실토했다.
B씨는 “(취소 버튼을) 누르자마자 이렇게 바로 취소될지 몰랐다”며 “하루 동안 고통스럽게 반성하고 있다. 잘못을 깨닫고 입학처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했는데 주말이라 전화를 안 받더라. 내일 바로 전화해서 최대한 되돌려보겠다”고 사과했다.
학원에서 B씨와 말 한 마디 섞은 적 없었던 A씨는 “어떻게 실수로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이후 학교에 찾아가 자신이 A씨의 의사와 무관하게 등록을 취소했다고 시인했다.
다행히 숭실대학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이날 A씨를 재등록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