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노조 “MBK·영풍, 근거 없는 흠집내기 멈추고 협의의 장 나와야”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장 앞에서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MBK파트너스(이하 MBK)·영풍 측이 대타협 제안을 거부한 뒤 보여준 행보는 야만 그 자체”라며 “근거 없는 흠집내기 멈추고 협의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고려아연 노조는 “(양사의 행보는) 원주민을 쫒아내고 땅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는 협박과 소송을 남발하는 ‘약탈자’와 ‘투기업자’에 다름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경제 불황으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MBK·영풍은 자신들의 사적 이익만 챙기려 궁리하고 있다”면서 “영풍 석포제련소 근로자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중대재해로 대표이사 2인이 나란히 구속된 부끄러운 경영진과 대주주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고려아연 노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한 노조는 “MBK와 영풍이 적대적 M&A의 야욕을 버리지 않을 경우, 일자리 해고 등의 고용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노동자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을 폄하하는 행태도 용납할 수 없다. 한국과 호주 경제에 이바지하는 세계 6위 규모의 제련소가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은 국적은 다를지 언정 우리 온산제련소에 일하는 노동자들의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려아연 노동자들과 경영진이 ‘100분기 연속 흑자’라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동안 영풍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600억원을 기록하며 실패한 기업임이 입증됐는데도, 고려아연의 재무를 개선하고 더 나은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감언이설을 그 어떤 고려아연 노동자가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MBK 역시 그동안 인수한 기업의 노조와 숱한 갈등을 빚었고 경영 성과가 부진한 곳도 부지기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양사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과 노동자들의 명예를 더는 실추시키지 말고, 협의의 장으로 나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주주의 일원으로 진지한 대화에 나서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야욕을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면, 고려아연 노조는 적대적 M&A를 막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 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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