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유가에 생산물가 3개월 연속 상승…1년 5개월만 최대 폭

한국은행, 1월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0.6% 상승…2023년 8월 이후 최대
고환율·고유가에 커지는 인플레 우려


고환율과 고유가로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맛김을 살펴보고 있는 한 시민 [헤럴드DB]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 상승세가 계속 잡히지 않으면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0.1%)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오름폭도 2023년 8월 0.8% 상승 이후 1년 5개월만에 가장 컸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7% 올라 지난달과 상승폭이 같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진 데다가 국제유가까지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 물가가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했고 상승 폭도 다시 확대가 됐다”며 “원가 측면에서 국제 유가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오른 측면과 환율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2월에 들어선 유가와 환율이 지난달에 비해 다소 내렸지만 앞으로 어느정도 변할지는 알기 어렵고, 국내 경기 동향이나 공공요금 조정 여부 불확실성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생산자물가가 계속 오르게 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이 팀장은 “원재료나 중간재 품목은 기업의 생산 비용 상승을 통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단계의 가격이기 때문에 유통 단계에서 할인이나 마진을 어느정도 붙이느냐에 따라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자물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이 농산물(7.9%) 및 수산물(1.4%)을 위주로 전월대비 4.0% 뛰었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4.0%) 및 1차금속제품(1.2%) 등이 오르면서 0.6%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하수처리(2.8%) 등이 올랐으나, 산업용도시가스(-2.5%) 등이 내려 보합을 나타냈다. 서비스는 정보통신및방송서비스(0.7%) 및 사업지원서비스(1.1%) 등을 중심으로 0.4% 상승했다.

환율 영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받는 수입품 가격을 반영한 국내공급물가는 생산자물가보다 더 큰 폭으로 뛰었다.

1월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대비 0.6%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6% 뛰었다. 원재료(0.7%), 중간재(0.5%) 및 최종재(0.6%)가 모두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 올렸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월 총산출물가는 전월대비 0.7% 올랐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4% 상승했다. 공산품이 0.8%, 서비스가 0.4% 올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