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헌재→광화문으로 우르르…尹 지지자도 빅데이 [세상&]

아침엔 서초동, 오후엔 안국동 尹 재판에 지지자들도 시위 참여
12월 말부터 집회 수십번 참여한 ‘프로참석러’ 다수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500여명이 모여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김도윤 기자] “오전엔 중앙지법, 오후엔 헌법재판소, 저녁엔 광화문 집회에 참여 하려 청주에서 왔습니다. 12월 말부터 한남동, 광화문, 헌법재판소,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규탄 집회에 참여하려 10번 넘게 상경했습니다.” (49세 이모 씨)

20일 오전 9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약 500여명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들었다. 손에는 태극기와 손팻말을 들었다. 이날은 오전 10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부터 구속취소 심문, 10차 탄핵 심판 변론기일까지 예정된 이른바 ‘빅데이’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된 이후부터 탄핵 반대 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는 대통령 지지자들이 많이 보였다.

식사를 못할 경우를 대비해 빵과 우유까지 챙겨왔다는 김모(60) 씨는 1월 중순부터 용산 대통령 관저 앞, 광화문, 서울구치소,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집회에 6번이나 참여한 ‘프로참석러’다. 열심인 이유를 묻자 김씨는 “손자가 공산화 된 대한민국에 살지 않게 하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답했다.

육사 35기 구국동지회, ROTC 구국동지회 등도 집회에 참여해 화력을 보탰다. 이들은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김용현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모임 회원들은 주중엔 종로구 헌재, 주말엔 광화문 보수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모(72) 씨는 “탄핵 심판도 막바지에 다가가는데 국민의 뜻을 알려주기 위해서 오늘 저녁 광화문 집회까지 참여하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인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 인권위, 중국대사관에 침입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안병희 씨도 보였다. 박지영 기자.


이날 오전 서울 중앙지법 집회 신고를 한 주체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총괄대표로 있는 ‘부정선거·부패방지대’ 이른바 부방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주도하는 ‘북벌의병단’도 참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내란선동 민주당’,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앞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입고서 인권위원회와 중국대사관에 침입한 인물도 보였다.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경찰 기동대와 경찰 버스가 세워져 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50개 부대(약 3200여명)를 투입했다. 박지영 기자.


경찰은 서초 법조타운 일대에 기동대 50개 부대(약 3200여명)을 투입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서초역에서부터 교대역까지 500m 가량 이어지는 거리에는 경찰버스로 차벽 세워졌다.

오후엔 헌법재판소로 이동한 尹 지지자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김도윤 기자.


이날 오전 중앙지법으로 향했던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오후 들어 종로구 헌재로 이동했다. 구리에서 왔다는 조모(28) 씨는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분위기 상 탄핵이 인용될 것 같아 조급한 마음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모(75) 씨는 “중앙지법에서 헌법재판소로, 저녁에는 광화문 앞에서 열리는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주최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자신이 정치적 ‘중도층’이라는 시민도 보였다. 1월 중순부터 서울구치소, 헌법재판소 등 집회에 나갔다는 임모(46) 씨는 “어떤 정당에 치우친 적도 없었고, 정치에 관심도 없었지만 비상계엄 이후 좌·우파 유튜브를 다 찾아봤는데 계엄이 옳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모(49) 씨는 충청북도 청주에서 아내, 아들과 상경했다. 그도 자신이 중도층이었으나 윤 대통령 측이 든 비상계엄 배경인 부정선거론에 설득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철저히 부정선거가 규명될 수 있도록 나라도 힘을 보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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