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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 참석한 대통령 측 대리인 차기환 변호사.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투표지 영상을 제시했다. 그런데 영상 속에 나온 투표지는 ‘원조 부정선거론자’ 민경욱 전 의원에 투표한 것이었다. 결국 윤 대통령 측 변호사마저 웃음을 참지 못하다 손으로 입을 가리는 상황까지 나왔다.
지난 1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는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 중 하나는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측 도태우 변호사는 그 증거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인천 연수을 투표지 영상을 재생했다.
도 변호사는 “가짜 투표지로 의심받는 투표지들의 사진이다. 본드, 풀이 떡칠되어 붙어버린 투표지들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표지가 붙어있는 ‘자석 투표지’가 외부에서 뭉텅이로 투입된 것이며, 부정선거 증거라는 극우 세력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그런데 도 변호사가 재생한 영상 속 ‘붙어버린 투표지’에서는 민경욱 전 의원을 찍은 투표지가 등장했다. 민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이후 부정선거가 벌어졌다고 주장해온 ‘원조 부정선거론자’다. 만약 해당 투표지가 부정선거의 증거라면 당시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기표돼 있어야 하는데, 엉뚱하게 민 전 의원에 기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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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이 1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재생한 영상 일부. [한겨레 유튜브 갈무리] |
이 때문인지 영상 재생이 끝나자 윤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가 웃음을 떠뜨렸고, 고개를 잠시 숙이기도 했다. 또 다른 부정선거 주장인 ‘일장기 투표지’(투표관리관 도장이 뭉개져 색이 꽉 찬 빨간 원으로 보인다는 뜻에서 생긴 말) 설명을 할 때는, 차 변호사는 웃음이 터져 아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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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효투표 집계전[중앙선관위(사이버선거역사관) 제공=연합]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붙은 투표지’에 대해 개표 시 집계전(후보별 득표수를 정리해 놓은 용지)을 투표용지 묶음 위에 올려두는데, 집계전의 접착제가 투표지에 묻어서 붙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대법원 역시 붙은 투표지들은 “운반·개표·보관 과정에서 회송용 봉투의 봉함을 위해 도포된 접착제가 묻어서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