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크레센도 회수 가능성 근접
환경자회사 저울질 SK에코플랜트, FI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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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2월 셋째 주 인수합병(M&A) 시장에 대형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SK해운과 HPSP 등 주요 기업의 경영권 양수도 거래 금액은 5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매물 대부분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가 달려 있어 거래 종결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해운 ▷HPSP ▷프리드라이프 ▷리뉴어스·리뉴원 등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 자회사 리뉴어스와 리뉴원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의 경영권 지분은 모두 PE가 소유 중이다. 리뉴어스와 리뉴원 역시 모회사 SK에코플랜트에 재무적투자자(FI)인 글랜우드크레딧,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여러 PE의 투자금이 담겨 있다.
SK해운과 프리드라이프의 경우 인수후보가 윤곽을 드러낸 상태다. SK해운은 국내 최대 해운사 HMM에 인수될 가능성이 열렸다. HMM은 SK해운의 탱커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위한 실사를 개시한 상태다. 예상 거래가는 2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매도자인 한앤컴퍼니는 3호 블라인드 펀드 재원을 통해 2018년 SK해운 경영권을 인수했다. 총 1조5000억원어치 보통주 신주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경영권 지분을 소유 중이다.
국내 1위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는 웅진이 인수 의지를 갖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매도자는 VIG파트너스며 지난해 20% 지분을 인수했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역시 이번에 동반 매각에 나선다.
VIG파트너스의 프리드라이프 투자 원금은 4000억원 정도로 그동안 배당과 리캡(자본재조정), 소수지분 정리를 통해 상당 부분 회수를 마친 상태다. 이번에 풀 엑시트에 성공할 경우 2년 전부터 진행해 온 신규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 모집 역시 탄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은 2020년 코웨이를 재매각한 이후 5년 만에 대형 M&A에 나서 눈길을 끈다. 금융업 성격을 갖는 렌탈 사업에 익숙한 만큼 선수금 운용 역량이 요구되는 상조업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매도자 측으로부터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은 웅진의 인수 재원 확보 여부에 쏠려 있다. 프리드라이프 매각가는 1조원가량으로 예상된다. 다만 웅진의 작년 9월 말 연결기준 현금과 현금화 가능한 유동 자산은 550억원에 그친다. 웅진은 회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인수 대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내 투자가치가 높다고 여겨지는 매물로는 HPSP가 지목된다. HPSP는 반도체 전공정에 필요한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를 제조해 글로벌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한다.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은 50%에 육박해 수익성도 높다. 유동성이 풍부한 글로벌 PE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매도자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의 기록적인 회수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크레센도 소유한 HPSP의 경영권 지분 약 40%다. 시가 기준 지분가치만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크레센도의 투자 원금이 300억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밸류 크리에이션 성과가 부각된다. 크레센도는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인 수처리·폐기물 기업 리뉴어스와 폐기물 소각·매립 업체 리뉴원의 경우 매각 자체가 공식화된 상태는 아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부터 투자 유치와 부분 매각 등을 검토했으며 현재 인수 의지를 보인 일부 FI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FI인 주요 PE 역시 환경 자회사 매각 성사 여부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PE들은 2022년 SK에코플랜트의 프리IPO에 참여해 약 1조원을 투자한 상태다. FI는 그동안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를 예상했으나 환경 자회사가 매각될 경우 SK에코플랜트의 밸류도 조정될 개연성이 크다. 그만큼 엑시트 전략 수정이 필요해질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작년에 폐기물 최대 딜인 에코비트 M&A가 소화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환경 기업 투자 수요가 살아났을 수도 있고 한편으론 이미 대형 딜이 성사된 직후여서 상대적으로 흥행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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