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뽑는데 5000원인데도 인기…집객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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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혜화마로니에공원점에서 고객이 가챠머신을 이용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과거 학교 앞 문방구에서 접하던 ‘캡슐 머신’이 ‘가챠’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부는 ‘가챠 열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가챠 머신을 2개 지점(혜화 마로니에공원점·은평본점)에 시범 도입했다. 10~20대 여성이 즐겨 찾는 상권의 특성을 고려했다. 혜화 마로니에공원점은 대학로와 가까워 연극을 보러오는 젊은 인구층이 많고, 은평본점은 주변에 여중·여고가 위치해 10대 여성 고객이 많다. 매장별로 10여 개의 가챠 머신을 배치했다. 여기에는 4000~8000원 가격대 피규어 450여 종이 들어있다. 짱구, 산리오, 로봇 등 젊은 세대에 인기 있는 캐릭터 상품들이다.
가챠는 일본어 ‘가챠가챠(がちゃがちゃ)’에서 유래된 말이다. 캡슐을 뽑기 위해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철컥 소리에서 비롯됐다. 가챠 머신이 발달한 일본의 문화가 국내에 유입되고,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의 놀이가 됐다. 문방구 앞 뽑기가 1000원 안팎의 가격대였다면 요즘 가챠는 5000원이 평균가다.
시범 운영한 지 한 달째지만, 매출 증가율은 눈에 띈다. BGF리테일은 매주 직전 주 대비 약 4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은 3월 개학 시즌이 되면 가챠 머신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확대 운영도 검토 중이다. 실제 최근 진행한 CU 상반기 상품설명회에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가챠 머신의 설치 의향을 물은 결과, 수십명의 점주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젊은 여성고객을 겨냥해 가챠 키오스크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편의점 이용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트렌드에 맞춘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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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혜화마로니에점 가챠머신 모습[BGF리테일 제공] |
서울 용산구 HDC아이파크몰 용산점(아이파크몰)도 국내 대표 가챠샵으로 불린다. 지난해 9월에는 150여 개의 가챠머신이 설치된 국내 최대 가챠샵 ‘가챠파크’를 열었다. 가챠파크에서 판매되는 가챠의 가격대는 2000~8000원 수준이다.
해당 매장에는 첫 달에만 약 4만명이 방문했다. 현재 2억원이 넘는 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12월, 50여 개의 가챠머신을 추가로 설치했다. 아이파크몰에는 가챠파크 외에도 곳곳에서 가챠를 즐길 수 있다. 가챠랜드, 팝콘D스퀘어 등이다.
다만 유통 업계는 가챠를 통해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고 입 모은다. 가챠 머신이 ‘집객 효과’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는 의미다.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전국에 5만개가 넘고, 특히 중·고등학교 앞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가챠 머신 같이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으면 발길을 붙잡을 수 있고, 이는 곧 추가 물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Z세대는 아직 구매력이 떨어지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미래 고객층”이라며 “경험소비를 중시하는 세대 특성을 고려해 편의점뿐만 아니라 마트·백화점에서도 젊은 세대가 흥미를 느낄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