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국 양자회담…“양자관계·실질협력·국제정세 논의”
![]() |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차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다자외교에 나섰다. [외교부 제공]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다자외교 재가동에 나섰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외교공백 우려가 커진 가운데 G20 회의를 비롯해 5개국과 양자 회담에도 나서면서 한국 외교의 정상화를 다시금 국제사회에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장관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2025년 제1차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주요 외교안보 현안 및 G20의 성과와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글로벌 지정학 상황 논의’ 및 ‘G20 성과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제1차 G20 외교장관회의에는 21개 G20 회원국 외교장관·대표단 및 10개 초청국· 21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각 국·기구 대표들은 글로벌 경제 현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정세 및 G20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한 각종 글로벌 현안에 대해 활발히 논의했다.
주요 일정 중 ‘글로벌 지정학 상황 논의’ 세션에서 조 장관은 글로벌 경제 현안과 지정학 상황이 긴밀히 연계돼 분리될 수 없는 현실임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등 전 세계 주요 지역들의 지정학 위기 및 갈등 상황들의 평화적 해결과 안정 유지를 위해 국제협력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G20의 주도적 역할을 촉구했다.
특히, 조 장관은 러북 불법 군사협력으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 연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러북 군사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우크라이나 재건·복구를 위한 우리의 그간 지원 내역과 향후 지속적인 기여 의지를 강조했다.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유사입장국들도 러북 군사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우리의 입장과 함께하면서 이를 비난했다.
![]() |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차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다자외교에 나섰다. [외교부 제공] |
중동지역 상황과 관련해 조 장관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환영하고, 동 합의의 조속하고 완전한 이행을 기대한다고 했으며, 시리아의 과도정부가 공약한 평화적이고 포용적인 정치적 절차를 통한 새로운 시리아의 건설을 기대했다.
콩고 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과 수단, 아이티 등 여타 지역 위기에 대해서는, 이들 위기의 지속 심화로 인해 해당 지역 역내 정세에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음에 주목할 것을 촉구하고,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경제사회이사회, 인권이사회 등 주요 유엔 기구의 이사국으로서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해 건설적으로 기여해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
회의 2일차에 개최된 ‘G20의 성과와 발전 방향’ 세션에서는 올해 G20의 1라운드 종료를 앞두고, G20의 지난 성과와 2라운드에서의 향후 발전 방안이 논의됐다. 조 장관은 “지난 2008년 G20이 정상급회의로 격상된 이래, G20이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며 발전해 왔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오늘날 제기되는 인공지능(AI), 기후, 에너지 등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해서도 G20이 세계 주요 경제국간 협의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다자주의 협력을 견인하고 강화해 나갈 G20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한 논의가 2026년부터 개시될 2라운드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면서, 건설적 논의를 해 나가자고 했다.
조 장관은 올해 의장국 남아공이 제시한 주제와 우선순위들이 현 국제정세 하에서의 글로벌 경제 현안들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가 ▷AI ▷에너지 전환 ▷아프리카 협력 등에 중점을 두고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 계기에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 5개국 외교수장과 양자회담에 나섰다. [외교부 제공] |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올해 G20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가 의장국을 수임하는 것을 환기하고, 이를 계기로 G20이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작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합의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아프리카와의 협력 강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번 제1차 G20 외교장관회의 기간중 조 장관은 호주·영국·스페인·EU·네덜란드·알제리·남아공 등 총 7개국 외교장관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국제정세를 비롯해 해당국과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제27차 믹타(MIKTA)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전년도 의장국인 멕시코로부터 2025년 믹타 의장국을 인계받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G20 제1차 외교장관회의는 글로벌 정치·경제질서의 분절과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G20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글로벌 현안 대응과 이를 위한 다자주의 강화 논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최근 국내 상황에 흔들림 없이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분명히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에 대한 G20 차원의 공동 대응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