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종교집회 중 하나인 마하쿰브 축제기간 중 갠지스강과 야무나강, 사라스와티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인도인이 몸을 담그고 있다. A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갠지스강은 인도에서 ‘신성한 강’으로 여겨지며 수백만명의 순례자들이 목욕 의식을 행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대변 박테리아’ 수치가 위험한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경고가 나왔다. 갠지스강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주의가 요구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인도 환경산림기후변화부 산하 중앙오염관리위원회(CPCB)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갠지스강이 수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수많은 순례자들이 강물에 들어가는 대규모 종교축제인 마하 쿰브 멜라 축제기간 중 갠지스강의 ‘대변 박테리아’ 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하 쿰브 멜라는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한 축제 중 하나로, 12년 마다 한번씩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프라야그라지에서 열린다. 이곳은 갠지스강, 야무나강과 사라스와티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세 강의 합류점에서의 ‘성스러운 목욕’은 축제의 핵심 의식으로 여겨진다.

현재 진행중인 마하쿰브 멜라 기간에 CPCB가 실시한 수질 검사 결과, 대장균 수치는 안전 기준(100밀리리터당 2500 유닛)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요 목욕 의식이 있었던 날 이후 갠지스강의 대변성 대장균 수치가 샤스트리 다리 근처에서는 100밀리리터당 1만 1000단위, 상감에서는 7900단위까지 치솟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는 안전 기준인 2500단위의 무려 4배가 넘는 수치다.

대변성 대장균은 인간과 온혈 동물의 장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박테리아다. 물에서 이 박테리아가 검출되면 인간이나 동물의 배설물에서 유래한 바이러스, 기생충과 온갖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등 유해한 병원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CPCB 보고서는 “모든 모니터링 지점에서 여러차례 강물의 수질이 대변성 대장균 기준치를 초과해 목욕하기에 부적합한 상태였다”며 “마하 쿰브 멜라 기간 동안 프라야그라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강에서 목욕을 하며, 특히 길일에는 이로 인해 대변성 대장균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갠지스강의 대변성 대장균 수치가 안전 기준을 크게 초과해 물과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종교 의식을 위해 프라야그라지에 모이면서 수인성 질병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인근 지역의 미처리 하수가 강으로 유입되면서 오염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오염된 물에 노출될 경우 위장 감염, 피부 발진, 눈 자극은 물론 장티푸스와 A형 간염 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 박테리아가 포함된 물을 마시면 특히 어린이와 노인 같은 취약 계층에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순례자들의 건강에 위험인 것은 물론 식수와 조리용수로 강물을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오염된 물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각종 감염병은 물론 방광암이나 대장암 같은 특정 암 발병 위험도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부인하고 나섰다.

우타르프라데시 주지사 요기 아디티아나트는 “갠지스 강, 야무나강, 사라스와티 강이 합류하는 상감의 물은 마시기에 적합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