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학교 갈등 재확산…동맹 휴학·경찰 출석

동덕여대 본관 [뉴시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며 본관 점거에 나섰던 동덕여대 학생들과 학교 측 사이 공방전이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개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학교가 고소한 학생 10여 명이 경찰에 출석을 통보받았고 학생 150명은 동맹 휴학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측과 학생 간 갈등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1일 공동재물손괴와 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동덕여대 학생 10여 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개강을 앞두고 학생들은 오는 24일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받게 됐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남녀 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조동식 선생의 흉상을 훼손하고 본관을 점거한 바 있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해 11월29일 대학 본관을 무단으로 점거한 학생 등 21명을 공동재물손괴, 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또 같은 날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등 11명에 대해 학생들의 본관 점거, 현수막 게시, 구호 제창 등을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지난 7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학생들을 “보복성 법적대응”이라며 집회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동덕여대 제5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0일 낮 12시께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을 향한 보복적 법적 대응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비대위는 “학교가 ‘보여주기식 처벌’을 통해 학교의 결정을 비판하고 행동하는 순간 법적 위협과 징계가 따라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학내 전체에 퍼뜨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학내 서명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권리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선포했다.

지난 9일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은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 ‘동덕여대 재단 규탄 집회’를 열고 “대자보를 훼손하고 무고한 학생을 고소 조치한 학교를 규탄하고 학내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생들은 동맹휴학도 예고했다. 재학생 약 150명은 공학 전환 반대 등을 이유로 휴학 의사를 전했다. 여러 명이 휴학할 경우 그만큼 등록금 수입이 줄어 학교에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학교에 공학 전환 반대, 소송 등과 관련된 사유로 휴학계를 낸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휴학 신청서에 관련된 내용이 있는 걸로 봤다”며 “여태 사유에 따라 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학교에 대한 불만 등을 쓰고 휴학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휴학을 신청한 학생 수는 이미 지난해 휴학 승인을 받은 학생 수를 넘어섰다. 휴학계 제출이 오는 28일 마감인 것을 감안하면 휴학을 신청하는 학생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관계자는 “졸업 시험 폐지 등 여러 영향이 있긴 한데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비해서는 조금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적 부담이 되냐는 질문에 “장학금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휴학하지 않은 그리고 특히 신입생들에게는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학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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