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서 42% vs 22%…20%p차로 벌어져
직전 대비 중도서 민주 5%p↑·국힘은 10%p↓
“李, ‘중도보수’ 발언, 중도층 안심효과 있을 것”
“태도변화 긍정적…박근혜도 ‘경제민주화’ 꺼내”
국민의힘 ‘보수에만 집중’ 패착에 반사이익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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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가 다시 벌어질 조짐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자신의 성향을 ‘중도’로 꼽은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 비율이 오른 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도잡기’ 전략이 유효하게 통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3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4%, 민주당은 40%로 각각 집계됐다.
여전히 오차범위 내에 있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지난해 12월 3주차 조사(국민의힘 24%, 민주당 48%) 이후 올해 발표된 주간 정례 조사에서 1~3%포인트(p) 사이 접전 양상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직전 조사(2월 2주차)에서 국민의힘 39%, 민주당 38%로 집계됐는데 민주당은 2%p가 올랐고, 국민의힘은 5%p가 하락했다.
특히 자신의 성향을 중도라고 꼽은 응답자들의 지지 비율이 직전 조사와 차이를 보였다. 중도 성향 응답자 중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2%로 직전 조사 대비 5%p 상승했다. 반면 중도 성향에서 국민의힘 지지 응답은 22%로 직전 조사보다 10%p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 대표의 중도 공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적으로 ‘성장 우선 담론’을 꺼내면서 사실상 차기 대선 의제를 던진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 기점으로, 이 대표는 각종 세제 손질을 더욱 강조하는가 하면 이른바 ‘우클릭’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 왔다. 최근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라며 당 정체성 논란까지 직접 촉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모습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외연확장 행보로 해석되고 있는데 실제 어느 정도 소구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번 여론조사 통계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에 반대와 비판 목소리가 있지만 중도층에게는 안심시켜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태도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므로 나름대로 긍정 평가를 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사기라고 하는데 정치는 그렇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전략을 잘 쓰고 있다고 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2년 대선 당시 대표적 진보 의제였던 ‘경제민주화’를 꺼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와 극우화된 탄핵반대 집회 및 오로지 ‘보수 결집’에만 매달리는 국민의힘의 행보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중도의 여권 지지 급락’을 낳았고 반사적으로 ‘중도의 야권 지지 상승’을 일으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탄핵 반대 목소리가 지나치게 컸던 영향도 있는 것 같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주에 ‘계엄 때로 돌아가도 해제 결의안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센 발언을 했는데 그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역풍으로 작용해서 민주당 지지율은 높아지고 국민의힘은 빠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중도층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오른 것도 주목할만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중도층은 굉장히 유동적이라 변회에 예민한데 변질된 탄핵 반대 집회, 현직 국회의원들이 제도를 무시하는 상황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나”라고 평가했다.
또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사건 관련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관련 수사 관련 부분도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갤럽은 “지난 주말 국민의힘 의원 30명이 헌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여당 내부의 탄핵 반대 기류가 여전한 가운데, 막바지에 다다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에서는 대통령측 주장에 반하는 검찰조서 내용과 증언이 공개됐다”며 “주초 창원지검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중앙지검 이첩 등으로 다시금 이목을 끈 ‘명태균 사건’ 또한 여당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1일 공개된 2월 3주차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4.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