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제(왼쪽부터) 박사와 최용섭 소장이 플라즈마 폐기물 가스화 기술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작동 중인 전광판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골칫거리 산업 폐기물을 수소와 전기로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폐기물 자원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는 하루 3톤 규모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플라즈마 폐기물 가스화 실험로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소 함량이 높은 합성가스 생산 및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활용한 전력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플라즈마 폐기물 가스화 기술은 3000도 이상의 고온 플라즈마를 이용해 폐기물을 열분해하여 일산화탄소(CO), 수소(H) 등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폐기물을 산소와 반응시켜 연소시키는 일반 소각 방식과 달리 고온의 플라즈마로 폐기물을 완전 분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현저히 감소하여 친환경적 폐기물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한 합성가스를 연료로 활용해 수소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핵융합연은 지난 2021년 500kW급 대용량 플라즈마 토치를 개발하여 폐기물 열분해를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성공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하루 처리량 1.5톤 규모의 실험로를 구축해 플라즈마 폐기물 가스화 기술 확보를 위한 실험을 추진해왔다.

이후 2022년도 ㈜GS건설과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고온 플라즈마 가스화 상용로 개발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 결과, 일일 처리 용량을 3톤 규모로 대폭 확대한 실험로를 구축했다.

100kW급 플라즈마 토치 시연 모습.[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해당 실험로를 활용하여 플라스틱, 나무, 오일 슬러지와 같은 유기성 폐기물을 플라즈마 처리하여 합성가스를 추출하고 수소를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해당 실험로와 고체산화연료전지(SOFC)를 연계하여 플라즈마 처리 후 발생한 합성가스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하여 폐기물 자원화의 실질적인 가능성을 입증했다.

핵융합연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여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실험로의 장시간 운전 실증 등을 통해 장치 안정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폐기물 종류와 플라즈마 처리 방식에 따른 데이터 확보도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수소 및 전기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공정 최적화 연구 등을 통해 경제성을 강화하여 상용화 단계로 나아갈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확보한 플라즈마 폐기물 가스화 기술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각종 산업 폐기물을 가장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폐자원 처리와 청정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