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선 북한군, 작은 마을에 고립
“러시아 구조 부대 일거에 전멸”
![]() |
우크라이나군이 26일(현지시간) 최전선인 도네츠크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 중 일부가 집단으로 투항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쿠르스크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위돼 보급이 끊긴 북한 병사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에 내몰린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포위된 북한군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전날 탱크와 보병을 동원해 우크라이나군의 포위망을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패퇴했다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당초 러시아군은 북한군이 고립된 작은 마을인 니콜스케에 물자를 보급하려고 했지만, 모든 시도가 우크라이나군에 막혀 실패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마을 남쪽과 북쪽의 우크라이나 포위망을 동시에 공격해 북한 병사들을 탈출시키는 것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으로 편성된 남쪽의 침투 부대는 야간에 숲을 통해 이동한 뒤 우크라이나군을 기습해 근접 전투를 벌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드론부대는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숲을 통해 이동하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탐지했다.
드론부대의 좌표를 전달받은 우크라이나 포병은 남쪽의 침투 부대가 나무가 덜 밀집한 지역까지 이동할 때까지 기다린 뒤 집속탄을 포함한 포격을 퍼부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의 영상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포격이 시작되자 흩어지지 않고 오히려 한 덩어리로 집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대응책을 찾기 위해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분석했다.
다만 흩어지지 않고 모인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포병 입장에선 쉬운 표적이었다. 한발의 포탄으로 많은 병사들을 제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로마이단프레스는 “기습을 노렸던 러시아의 침투부대는 몇 초 만에 소멸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차를 동원한 북쪽 공격 계획도 무산됐다.
우크라이나는 숲을 이용해 마을 인근까지 이동한 러시아의 기계화부대를 대전차용 폭탄을 장착한 ‘1인칭 시점 드론’(FPV)으로 격퇴했다.
마을 북쪽에서 교전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포위된 북한군 일부가 탈출을 시도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통해 이들의 시도를 무산시켰다.
북한 병사들은 포위로 인한 피로 때문인지 자주 넘어지고, 이전보다 훨씬 느리게 움직였다는 것이 유로마이단프레스의 전언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항복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유로마이단프레스는 러시아가 전날 공격에 북한군을 동원한 것은 예비 병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